• 맑음동두천 20.9℃
  • 맑음강릉 24.1℃
  • 맑음서울 21.6℃
  • 맑음충주 20.3℃
  • 맑음서산 23.0℃
  • 맑음청주 21.5℃
  • 맑음대전 23.2℃
  • 맑음추풍령 22.2℃
  • 맑음대구 24.8℃
  • 맑음울산 25.3℃
  • 맑음광주 24.5℃
  • 맑음부산 26.5℃
  • 맑음고창 23.5℃
  • 맑음홍성(예) 22.3℃
  • 비제주 23.9℃
  • 맑음고산 24.3℃
  • 맑음강화 21.5℃
  • 맑음제천 20.6℃
  • 맑음보은 21.1℃
  • 맑음천안 21.6℃
  • 맑음보령 25.7℃
  • 맑음부여 21.8℃
  • 맑음금산 21.8℃
  • 맑음강진군 25.5℃
  • 구름많음경주시 25.3℃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6.08.20 14:46:02
  • 최종수정2026.08.20 14:46:02

이명순

수필가·한국어강사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노부부의 삶을 들여다본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할아버지는 기억을 잃어가는 두려움에 사람들과 어울리며 병의 진행을 늦추려 애쓴다. 할아버지가 다른 할머니들과 춤을 추며 어울리는 모습을 본 할머니는 외도를 의심하고 두 사람은 황혼 이혼까지 고민할 만큼 갈등을 겪는다.

이 부부에게는 오래전 교통사고로 아들, 며느리, 큰손자를 한꺼번에 잃은 깊은 상처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기억을 잃기 전에 할머니만이라도 그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랐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이 깃든 옛집을 다시 마련하고 그대로 꾸며 놓는다. 뒤늦게 남편의 진심을 알게 된 할머니는 묵은 상처를 치유하며 화해한다.

부부가 화목하게 살아가다가 노년에 홀로 남는다는 것이 두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도 하나둘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떠난 사람은 말이 없지만 남겨진 사람은 함께했던 시간의 기억을 품은 채 살아가야 한다. 함께 살 때는 너무 평범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순간들도 한 사람이 떠나고 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귀한 추억이 된다.

드라마를 보며 부부가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지 와닿았다. 평생의 상실을 견뎌낸 뒤 더욱 단단해진 황혼의 사랑은 깊은 울림으로 전해졌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언제나 삶의 버팀목임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무더위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만 있는 요즘이다. 하루 종일 혼자 말 한마디 없이 드라마에 빠져 있다 보니 문득 나에게도 치매라는 불청객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줄어들수록 점점 고립되는 느낌도 있다. 그때 나는 무엇을 붙잡고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두렵다.

결국 사람을 지탱해 주는 것은 살아가면서 함께 나눈 기억과 마음인지도 모른다. 기억은 혼자 간직할 때보다 누군가와 나눌 때 더 오래 남고, 관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의미를 확인하게 된다. 그러니 더욱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만나며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함께 나누고 살아야겠다.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이제는 함께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떠올린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화려했던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날들 속에서 건네던 말 한마디와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이다. 삶은 기억을 통해 이어지고 그 기억은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 준다.

어쩌면 드라마 속 그 집은 단순한 집 한 채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곳에는 부부가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 가족과 함께했던 행복, 그리고 먼저 떠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까지 고스란히 머물러 있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다시 불러낼 수는 없지만 추억이 머무는 공간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준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런 집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도 그곳에서 함께했던 사람과 시간은 남아 있을 것이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미루지 말고 마음을 전하며 살아가야겠다. 함께 웃었던 날들의 추억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도록.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취임 100일' 이상식 충북도의장 "일 잘하는 의회 만들고 실행에 전력 다할 것"

[충북일보] 취임 100일을 맞은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도민들이 의회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의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깊이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 행복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지역 사회와 발걸음을 맞추는 의회가 돼 도민 삶 속으로 더 깊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 소감은. "13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100일이 지났다. 보람과 성찰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여야 간 원 구성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하고 주요 현안마다 의견을 폭넓게 모아 조율하며 의회가 도민을 위한 일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반면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의회의 노력이 도민이 체감하는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임기를 마치는 날 '미처 다하지 못한 일'보다 '도민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가 먼저 떠오르는 의회가 되도록 늘 처음의 마음으로 성실히 달리겠다." ◇ 13대 충북도의회 출범 후 변화된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