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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20 17:41:25
  • 최종수정2026.09.03 16:49:09
아주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곳. 백두산, 막연한 관광보다는 식물탐사가 가능한 팀과 동행할 기회만 엿보다가 마침내 백두산 식물탐사에 합류하게 됐다. 떠나기 전에 백두산 식물에 대해 예습하려 했지만 마음 뿐. 어찌 됐던 막연한 기대와 설렘을 가슴에 품고 출발.

첫날, 연길 공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해발고도가 낮은 편인 조양천을 탐사했다. 장마 끝에 모처럼 갠 날씨라 습도가 높아 아주 무더운 날씨였다. 하지만 숲이 우거지지 않아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용머리, 금혼초, 시호, 산해박, 구름체꽃, 좁은잎사위질빵, 층층이꽃, 생열귀, 간도제비꽃, 그리고 자생지에서 처음 보는 원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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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파에서 오르는 길.

ⓒ 우래제
둘째 날, 숙소를 출발해 백두산 서파로 향했다. 대부분을 셔틀버스로 올라가고 실질적으로 식물을 탐사할 수 있는 구간은 1천420여 개의 계단을 올라가는 길 양편뿐이다. 그래도 껄껄이풀, 두메냉이, 톱바위취, 구름범의귀, 좁은잎돌꽃, 구름국화, 호범꼬리, 씨범꼬리, 애기금매화, 화살곰취, 좀참꽃, 두메양귀비, 백두산미나리아재비, 두메투구꽃, 산조아제비등 아주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어제 조양천의 식물들은 국내에서도 본 것들도 많지만 이곳은 아주 다르다. 대부분 초면이다. 진정한 고산지대 식물들이다. 그리고 정상에서 처음으로 만난 천지, 정말 웅장한 모습에 감탄할 뿐이다. 그리고 빽빽한 인간 천지, 결코 양보하지 않고 밀어대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천지다.
점심을 먹고 천지를 내려와 금강대협곡으로 향했다. 처음 보는 린네풀. 린네를 기리기위해 이름 붙였다는 그 식물이다. 그리고 설악산 대청봉쯤 가야 볼 수 있는 월귤, 자주꽃방망이, 나도옥잠화, 콩팥노루발, 박쥐나물류를 만났고 이곳의 이름을 딴 장백회목나무를 만났다.

셋째 날, 내두산에서 줄꽃주머니를 만났다. 우리나라 일부 식물학자들은 양꽃주머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식물 이름까지도 남북한이 서로 다르게 부르니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가 재배하는 우엉이 여기서 자생하는 것을 보니 새삼스러웠다. 그리고 일산에서 본 왕별꽃, 여기가 자생지인데 일산의 것은 누군가 씨를 뿌린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들이다.
잠시 후 황송포 습지를 향했다. 습지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고 등산화를 신고 갔다. 그러나 막상 습지에 도착하니 가까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그냥 등산화를 신고 들어갔다. 습지 초입부터 들쭉나무, 백산차, 월귤, 넌출월귤, 애기사철, 독미나리, 물속새, 쳐진쇠뜨기, 능수쇠뜨기, 새끼노루발, 산제비난초, 분홍바늘꽃, 검은도루박이, 잠자리난초, 세잎솜대, 별사초, 진퍼리버들등 다양한 고산지대 습지대 식물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점심후 다시 백두산. 이번에 북파로 간다. 여기서도 거의 정상 밑까지 셔틀버스로 갔다. 그리고 어제보다 많은 인간 천지. 그래도 올라가면서 열심히 식물들을 찾았다. 구름송이풀, 두메양귀비, 두메자운, 씨범꼬리, 바위구절초, 백두산미나리아재비등 꽤 다양한 고산지대 식물을 만났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만난 천지, 어제 서파에서 본 천지와 또 다른 느낌이다. 사진찍기 좋은 곳은 돈 내고 찍어야 한다기에 그냥 통과.

그리고 넷째 날, 해 뜨기 전. 네시 반쯤 기상, 가까운 산책로 탐사. 왕복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정말 다양한 식물을 보았다. 가는잎쐐기풀, 박쥐나물류, 나도황기, 개황기, 개송이풀, 호노루발, 개제비란, 설앵초, 오랑캐장구채, 자갈풀, 각시투구꽃, 개회향, 설령쥐오줌풀, 까막바늘까치밥나무, 둥근잎누운까치밥나무, 앉은좁쌀풀, 노랑만병초, 땃딸기, 손바닥난초등 보이는 것마다 초면인 새로운 것들이다. 나름대로 오랜 시간 야생화 탐사를 다녔지만 이 고산식물들 앞에서는 야생화 탐사 많이 다녔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침 식사 후 찾은 곳은 장백폭포. 올라가면서 개회향, 자갈풀, 두메분취, 박새와 곤달비, 두메바늘꽃, 산호란을 보았다. 폭포 넘어 천지가 있건만 개방되지 않아서 천지의 물을 만날 기회는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다. 장백폭포를 내려와 소천지로 향했다. 작은 연못 주변에 핀 예쁜 각시투구꽃을 만나고, 녹연담(삼지연)에서 촛대승마를 보고 지하산림을 들렸다. 여기서 배암나무와 붉은노루삼을 처음 만났다. 이어서 부석림 협곡에서 전망탑에 올라갔다. 멀리 보이는 백두산, 그리고 사방에 펼쳐진 울창한 숲, 원시림처럼 보였지만 원시림은 아니란다. 원시림은 일제가 많이 훼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장백산화산지질공원, 빙수천등을 들렀다. 그리고 이도백하로 출발하면서 백두산과는 안녕! 다음 날. 연길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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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와 두메양귀비.

ⓒ 우래재
벼르고 별러서 온 백두산이라 식물탐사에만 몰입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드넓은 땅, 장엄한 천지를 보면서 가슴이 콱 막힌 듯한 감정은 무엇 때문일까? 신라의 삼국통일이 '삼국의 정치·문화적 요소를 흡수·융화하며 통일 신라 문화 형성에 계기를 마련했고, 당의 세력을 몰아내 독립성을 지켰다는 평가가 있다.'라고들 한다. 정말일까? 당의 세력을 몰아낸 것이 아니고 당에게 고구려를 헌납한 것이 아닌가? 역사에 만약이라는 말은 없다지만,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지금 만주 벌판의 주인은 누가 되었을까? 신라가 당이라는 외세를 끌어들인 결과, 우리나라가 한반도에 갇히고 만 것이다. 그래도 이 땅에 우리 민족이 살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인구가 점점 줄어 자치주 지위마저 잃게 될 처지란다. 이제 학교에서 우리말도 배울 기회가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이천년 만에 조국을 찾은 이스라엘처럼 후세에 잃어버린 땅을 찾을 수 있을까? 게다가 남북으로 나뉜 현실이 더 암담하기만 하다. 역사는 역사가에게... 그저 나는 꽃만 찾으면 그 뿐인가? 그래도 기회되면 다시 찾고 싶은 땅! 백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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