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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17 16:30:06
  • 최종수정2026.08.17 16:30:11

지준란

음성문인협회 회원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 더운 한해였던 것 같다.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겠다고 땅을 매입 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우리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지고 점점 농사짓는 게 힘들어서 집을 지을 생각은 못 하고 매년 농사를 짓는다.

남편과 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만 농사 일을 하다 보니 제대로 수확도 못 하고 힘겨울 때가 많다. 주말이면 모임 행사도 참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때면, 이마에 랜턴을 차고 밤에 일을 하기도 하면서 벌레에 많이 물려 고생을 하는 게 일상적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 더워서 들깨 모종을 포토에 한 것도 햇볕에 다 타죽고 주위에서 얻어 심은 들깨도 강한 햇볕에 다 타죽어 두 번이나 심는 고생을 하였다. 두 번째 심는 날 비가 올 때 우비를 쓰고 들깨 모를 심는데, 돌아가신 내 친정아버지가 생각나 눈물이 났다. 그렇게 서울로 시집가서 농사짓지 말라고 원을 하셨는데, 들깨 3 말을 하고자 몇 번을 걸쳐서 들깨 모와 씨름하는 내가 기가 막혀서 눈물이 났다.

우리 아버진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6남매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아버지가 술로 마음을 달래었을 때 난 볼멘소리도 많이 했는데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

내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고 손주가 커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거와 현재를 많이도 넘나든다. 이러면서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비를 맞으며 들깨를 다 심었다. 가지런히 심어 있는 들깨를 보며 웃음도 나고 비록 힘들었지만 기분은 좋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저런 모양으로 내년에는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새해가 되면 호미를 들고 들로 나가는 것 같다.

우리 농장은 500평 정도 되는 여러 종류의 채소들과 복숭아나무도 몇 그루 있다.

우리 가족이 복숭아를 실컷 먹겠노라고 심었는데, 몇 년이 흐르니 복숭아나무가 커져서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큰 복숭아나무 한 그루는 베어내었다. 젓과 와 봉지를 싸는 것도 직장을 다니며 하는 게 우리에겐 힘겨웠다. 그리고 판매하기에 농사를 전염해서 지은 게 아니라 상품 가치도 떨어지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우리 힘만 들었다. 그래서 매년 친척 및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그런데 올해는 큰 나무를 베어내서 지난해 보다 나눠 먹지 못했지만 올해도 나눔을 해서 기분이 좋다.

봄부터 일을 많이 해서 고단했지만 그래도 나눔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더욱 기쁜 것은 간신히 아장아장 걷는 손주가 복숭아가 맛있어 입이 미어지도록 베어 무는 손주의 입을 보며 우리는 내년에 또 농사를 짓자고 남편과 나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 농사를 지으며 비 오듯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지는 못하지만 내 아버지는 대성통곡은 하지 않고 웃지 않았을까 싶다. 딸 내외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셨으면 좋겠다. 나의 바람이라도 통하였는지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사위가 교수가 되었다는 소리에 그래 나눔은 그냥이 아니었어! 나는 외치며 열심히 봉사하고 나누면 배가로 더해줌을 이번 여름에 많이 느끼게 해 준 여름 같았다. 그리고 기뻐하며 전화를 통하여 들려온 사돈의 목소리에 농사와 씨름했던 것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며 기쁨으로 소리치며 박수를 쳤다.

아마도 내 아버지가 나를 위해서 기도해 준 덕뿐 아닐까 싶다.

아버지가 유난히 그리웠던 여름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가을이 성큼 온 것 같다.

나는 내년에도 나눔을 해야지 하며 하늘을 보는데 하늘은 청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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