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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도 연습이 필요하다

석송 김문석 전) 국립교통대학교 교수

  • 웹출고시간2026.08.13 14:31:52
  • 최종수정2026.08.13 14:31:52

김문석

시인·전 국립대학교 교수

우리는 흔히 좋은 일이 생기면 웃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살아보면 그 순서가 바뀔 때도 있다. 웃었기 때문에 마음이 풀리고, 마음이 풀렸기 때문에 보이지 않던 좋은 일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미국의 저술가이자 편집인이었던 노먼 커즌스는 심각한 질환으로 고통받던 시절, 웃음이 통증과 삶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경험했다. 그는 유머 영화를 보며 자주 웃었고, 그 경험을 《질병의 해부》에 기록했다. 이후 웃음과 건강의 관계는 여러 연구의 관심사가 되었다.

물론 웃음이 모든 병을 고치는 만능약은 아니다. 그러나 웃을 때 긴장이 풀리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일상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웃음은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은 아니지만,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마음의 영양제쯤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웃을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웃는 습관을 잃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별것 아닌 일에도 까르르 웃지만 어른은 웃음에도 이유를 찾는다. 체면을 생각하고 걱정을 앞세우며, 웃을 만한 일인지부터 따진다. 그러는 사이 얼굴이 굳고 마음도 함께 굳어 간다.

그래서 웃음도 연습이 필요하다.

아침에 거울을 볼 때 주름부터 세지 말고 자신에게 한번 웃어 주자. 가족에게 무심한 인사 대신 웃는 얼굴로 "잘 잤어?"라고 말해 보자. 전화를 받을 때는 목소리에 미소를 얹고, 식탁에서는 불평 하나를 줄이는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꺼내 보자.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웃게 해 주겠다고 마음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웃음도 습관이다. 입꼬리가 올라가면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말투가 부드러워지면 상대의 표정도 달라진다. 내가 건넨 웃음 하나가 가족의 분위기를 바꾸고 직장의 공기를 누그러뜨리며 낯선 사람과의 벽을 낮춘다. 웃음은 혼자 시작하지만 대개 혼자 끝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웃을 수 없는 날도 있다. 아픈 날도 있고 속상한 날도 있으며 아무리 애써도 마음이 무거운 날이 있다. 그럴 때 억지로 행복한 척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웃음까지 완전히 내어주지는 말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오래된 추억을 꺼내며 마음에 작은 틈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웃음은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표시가 아니라, 그 문제에 내 마음 전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일 수 있다.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는다는 뜻이다. 꼭 육체의 나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웃는 순간 마음이 젊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밝아진다는 뜻이리라.

행복해서 웃는 날만 기다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오늘 아침 거울 속의 나에게 한번,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한번, 그리고 힘겨운 하루를 잘 견디고 있는 내 삶을 향해 한번 웃어 보자.

웃을 일이 생겨서 웃는 것도 행복이지만, 웃음으로 웃을 일을 만들어 가는 것 또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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