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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폐기물 악몽'…보은 질신리 주민들 이틀째 반대 집회

"10년 전 폐기물 여전히 방치" 주장…폐기물 관련 신청·신고도 잇따라

  • 웹출고시간2026.08.12 14:51:53
  • 최종수정2026.08.12 14: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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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수한면 질신리 주민들이 12일 보은군청 앞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폐기물 관련 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집회를 이어갔다.

ⓒ 이진경기자
[충북일보] "10년 전 겪었던 일을 또 겪을까 두렵습니다."

12일 보은군청 정문 앞에 수한면 질신리 주민들이 '폐기물 반입 반대' 피켓을 들고 섰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30명 남짓 사는 작은 마을에서 첫날 20여 명, 이날도 15명가량이 거리로 나왔다. 80~90대 고령 주민들도 피켓을 들었다.

주민들에게 폐기물 문제는 아직 끝난 일이 아니다. 질신리에서는 2016년부터 마을 인근 퇴비공장의 악취와 해충, 수질·토양오염 등을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이어졌다. 이후 보은군의 고발과 행정처분 등을 거쳐 2018년 해당 업체의 폐기물처리업 허가가 취소됐다.

업체가 부도나고 사업장이 경매로 넘어간 뒤에도 당시 처리되지 못한 폐기물이 건물 안팎에 남아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장기간 방치된 폐기물이 흉물로 남은 데다 비가 오면 침출수가 흘러나오고 해충이 발생하는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마을 인근에서 폐기물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잇따르자 주민들의 불안이 다시 커졌다.

보은군에 따르면 R업체는 지난달 23일 근린생활시설 부지 조성에 폐토사를 성토재로 사용하기 위한 폐기물 처리·재활용 변경신고를 접수했다. H업체는 같은 달 29일 폐기물처리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군은 현재 두 건의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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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은군청 앞에 마련된 집회 천막 주변에 '주민 동의 없는 폐기물사업 전면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이진경기자
당시 상황을 직접 겪었다는 육정숙(69) 질신리 노인회 총무는 "악취가 정말 심했다. 안개가 낀 날 아침이면 냄새가 마을 전체로 퍼질 정도였다"며 "예전 폐기물도 아직 남아 있는데 또 같은 일이 생길까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6년 전 대전에서 질신리로 귀촌한 고미자(70)씨도 이날 집회에 나왔다. 고씨는 "청정지역이라고 해서 이곳으로 이사 왔는데 폐기물 관련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마을에 80~90대 어르신들도 많은데 얼마나 절박하면 군청 앞까지 나왔겠냐"고 하소연 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시설 입주 반대가 아닌 생활환경과 생존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10년 전 환경오염의 악몽을 되풀이할 수 없다"며 기존 사업장에 남은 폐기물 처리와 새로운 폐기물 관련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촉구했다.

조인성(64) 질신리 이장은 "과거 폐기물 업체 때문에 주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고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며 "기존 폐기물부터 제대로 처리하고 주민들이 또다시 같은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마을의 요구"라고 말했다.

보은군은 현재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접수한 사업계획서와 변경 신고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을 주민 민원과 관련 법 등을 고려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은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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