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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05 14:20:12
  • 최종수정2026.08.05 14:20:12

김혜식

수필가

무슨 일이든 결과에는 꼭 그에 따른 원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린 어떤 일이 실패했거나 곤경에 처했을 땐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선 간과하기 예사이다. 며칠 전 일만 해도 그러하다. 외출을 했다가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시장기를 느꼈다.

이 때 마침 길 건너 저만치에 삼계탕 식당 간판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화환이 식당 문 앞에 즐비한 것을 보아하니 개업 한지 얼마 안 된 듯 했다. 그곳에 다다르자 식당 안은 점심시간인데도 매우 한산했다. 손님이라곤 어떤 할머니 두 분과 필자뿐이었다.

자리를 잡고 식당 안을 둘러보니 '한국 요리 대가'가 이곳 요리사란다. 그 요리사는 흰색 제복을 갖춘 큼지막한 사진과 자신이 획득한 '요리 대가' 인증서를 벽에 떡하니 붙여 놓았다.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이 식당은 왠지 음식 맛이 타곳과 다를 거라는 신뢰가 생겼다. 그래서 일명 '반계 탕' 한 그릇을 주문하였다.

그리곤 곁을 바라보니 노인 두 분이서 식사를 하며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말을 귀동냥 해 보면, 이 식당의 향후가 걱정스럽다고 한다. 전에 개업한 생선구이, 삼겹살 및 장어구이 집도 문을 연지 불과 일 년도 채 안 돼 폐업 하는 걸로 보아 이곳 터가 안 좋은 듯 하다고 수군거린다. 심지어 이럴 땐 용한 점쟁이나 무당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우린 삶이 답답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앞날이 막막할 때면 어딘가에 의지하기 마련이다. 즉 점쟁이나 무당들의 신기(神氣)를 빌어서 자신의 운명을 알아내고자 애쓴다. 오죽하면 경찰서 형사들도 강력 사건 등이 미궁에 빠지면 범인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점집을 찾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타인의 점괘를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그 용한 분들은 실제로 그야말로 신통방통한 '영발(신기?)'를 발휘하는 게 사실일까? 자신에 대해서 이미 많은 정보를 용한 분들에게 스스로 흘린 탓에 그 들이 자신 앞에 있는 사람 마음을 쉽사리 읽게 된 것은 아닐까? 그리곤 상대방의 미래나 현재 처한 상황의 대처법을 알려주는 게 아닐 런지…. 그러나 그날 그 식당은 굳이 점집을 찾거나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할 필요가 없음을 한 눈에 깨달았다.

그 식당은 여느 곳에 비해 음식 맛만큼은 월등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며 주위의 많은 상가와 공동으로 쓴다는 화장실을 찾았다. 그곳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또한 쓰레기통을 가득 채운 휴지 및 누렇게 때가 낀 변기 속을 보자 종전에 맛있게 먹었던 반계 탕이 금세라도 목으로 넘어올 듯 했다. 이제야 그곳에 개업했던 식당들이 왜? 얼마 못가서 문을 닫았는지를 짐작할 만 했다. 바로 불결한 화장실이 주범인 듯하다. 요식업체의 청결한 화장실은 음식 맛만큼이나 중요하잖은가. 그동안 이 사실을 식당 주인들은 미처 몰랐었나보다. 이를 지나칠 수 없어서 식당 주인에게 귀띔 해줬다. 그러자 그 식당 주인 여자는 '웬 간섭이냐?' 라는 듯 표정이 떨떠름했다. 진심에서 우러난 오지랖이련만 그는 불만의 뜻으로 여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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