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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04 14:24:25
  • 최종수정2026.08.04 14:24:24

김산옥

괴산문인협회 회원

나는 서울 출신이다. 부모님, 조부모님, 그 윗대까지 서울에서 살아 오셨다. 그래서인지 지역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이 전혀 없다.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를 비롯한 팔도강산 모두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영토일 뿐이다.


서울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산다. 그런데 웬지 모르게 친구를 사귀다 보면 전라도 출신이 의외로 많았다. 한편으로는 그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의 인성은 어느 지역 출신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서 비롯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특정 지역에 대한 안 좋은 말을 꺼내면 나는 늘 바로 잡았다. ''한 사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고 이야기하곤 하였다.


요즘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보며, 특히 스포츠, 예술, 연예인 분야에 뜻을 둔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 부족은, 결국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일등 지상주의가 낳은 폐단이다. 기본적인 수업일수만 채우면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공도 중요하지만 역사와 인성을 배우는 교육 역시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우리와 교육관이 다르다고 한다.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도 학교 수업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를 요구한다. 이런 점은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하다.


나는 귀촌인이다. 지금은 반도의 중심에 자리한 괴산에 살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장성하여 내 곁을 떠났다. 농경시대는 진작에 사라졌다. 이제 가족의 삶의 터전은 농토가 아니라 직장을 따라 움직인다.


전라도는 너른 평야를 가진 곡창지대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업지대는 주로 경상도에 조성되었다. 그 결과 많은 전라도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경상도와 서울을 향했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속담도 있다. 환경이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광주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나의 젊은 시절에 일어난 사건이다. 전두환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광주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수많은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었다. 당시에는  '5ㆍ18 사태'로 불렀지만, 이후 진실이 밝혀지고 희생이 인정되면서 '5ㆍ18 민주화운동'으로 그 이름을 되찾았다.


최근 광주가 언론에 오르내렸다. 나의 젊은 시절에는 전국적으로 씨름과 야구가 황금기를 누렸던 때였다. 그 이후에는 육아에 전념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은 늘 마음 한쪽을 무겁게 한다. 남의 일 같지 않게 아프다.


그런데 갑자기 TV에서 광주를 조롱하는 듯한 '탱크데이' , '스타벅스 가야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홍보 문구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어느 정도 진정되는가 싶더니 또다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를 지켜보며 일부 학생들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민감한 주제를 두고 학생들이 거리낌 없이 구호를 외칠 때, 주변의 어른들이 막지 못한 책임도 크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사회에서는 같은 상처가 반복된다. 스포츠맨십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청소년을 나무라기 전에 먼저 어른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를 위한 가장 큰 교육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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