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수필문학회 회장
마을 입구에 세워진 '평화마을'이라는 표지석이 동네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고향에 온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자연 농법으로 가꾼 재료로 빵을 만든다. 우리밀 통밀에 감잎과 야생초를 갈아 넣고 인공 감미료나 방부제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건강한 천연 발효 빵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들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생각한다.
자연 발효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체험 참여자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1차 발효 반죽으로 모양을 만들고, 다시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오븐에 굽는다. 감잎을 품은 반죽이 빵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는 동안, 우리는 농원을 둘러보았다.
제멋대로 자란 풀이 길의 경계를 흐려놓았다. 짧게 깎인 잡초가 초록 카펫처럼 발길을 받아준다.
대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빈터에 무덤처럼 봉긋 솟아있는 흙빛 건초 더미들이 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풀을 베어 쌓아둔 것이라고 한다.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차곡차곡 쌓인 풀더미는 시간이 흐르면 퇴비가 되고, 그 퇴비는 다시 밭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농장 주변에 풀이 무성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황토집이 있는 마당으로 들어서자, 무성한 수풀 동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만다라 정원'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조금 전에 뒤뜰에서 봤던 작은 둔덕들과 같은 형태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퇴적물에 새로운 생명이 터를 잡은 것이다.
툇마루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다 초록 물결 속에 고개를 내민 주황색 나리꽃과 눈이 마주쳤다.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세계를 엿보았다. 채도를 달리한 청록빛 숨결이 맴도는 가운데 크고 작은 야생화들이 조용히 제자리를 밝히고 있다. 무질서한 조화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다가온다.
'만다라maṇḍala'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원' 또는 '둘러싸다'라는 의미이며, 불교에서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하는 원형의 도상圖像을 가리키는 말이라고도 한다. 중심에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중심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순환과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이곳에서 보고 있다.
자연은 시간과 합작으로 이곳에 생명의 원을 그려 놓았다. 풀과 꽃, 벌레와 흙, 바람과 사람이 서로의 삶을 품으며 하나의 우주를 이루는 생명의 원이다. 풀 한 포기 함부로 밀어내지 않는 공존의 철학이 담긴 정원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품었다. 이름 모를 풀과 아기자기한 꽃들도, 흙으로 돌아가는 풀더미도, 저마다 제 몫을 다하며 하나의 원을 완성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느 것 하나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없다.
맛있는 빵을 한 아름 안고 돌아오는 길, 마음에도 작은 원을 하나 그려 본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발맞춰 함께 어우러질 때, 인류의 삶은 하나의 아름다운 만다라가 되리라. 느림의 미학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곳이 편안하다.
[충북일보] 10월 중순 쌀쌀한 가을 날씨가 찾아온 지 얼마 되지않아 청주지역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때아닌 늦더위가 시민들의 옷차림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12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청주의 낮 최고 기온은 30.6도를 기록했다. 이는 청주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67년 1월 1일 이후 10월 12일 기온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날 기록한 23.7도와 비교하면 6.9도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도 충주 29.4도, 추풍령 26.8도 등 도내 곳곳에서 높은 기온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늦더위는 오는 13일 내린 비가 그친 뒤 한풀 꺾일 전망이다. 13일 아침까지는 기온이 평년(최저 6~10도, 최고 20~22도)보다 높겠으나, 낮부터 14일까지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 특히 이날 그친 뒤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떨어지겠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3~8도까지 떨어지면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비가 그친 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낮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 오창읍 후기리 폐기물 소각장 건립을 둘러싼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제기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법적 다툼이 종식되면서 향후 남은 행정절차에서 주민 건강권과 환경 영향이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7일 이영신 전 청주시의회 부의장이 청구한 오창 소각장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재판으로 인한 명백한 기본권 침해가 소명되지 않아 법정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헌소 청구는 사업자 측이 청주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이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준 최종 판결에 불복해 지난 9월 제출됐다. 앞서 청주시는 사업자 에코비트에너지청원(옛 ESG청원·ES청원)이 오창읍 후기리에 하루 처리량 282t 규모의 소각시설 등을 추진하자 입안 거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업체 측의 행정소송 제기로 긴 소송전이 이어졌으나, 지난 8월 대법원은 과거 청주시와 업체 간 체결된 업무협약(MOU)에 따른 신뢰보호 원칙 등을 이유로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이 전 부의장은 판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함께 재판 소원
[충북일보] 취임 100일을 맞은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도민들이 의회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의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깊이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 행복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지역 사회와 발걸음을 맞추는 의회가 돼 도민 삶 속으로 더 깊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 소감은. "13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100일이 지났다. 보람과 성찰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여야 간 원 구성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하고 주요 현안마다 의견을 폭넓게 모아 조율하며 의회가 도민을 위한 일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반면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의회의 노력이 도민이 체감하는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임기를 마치는 날 '미처 다하지 못한 일'보다 '도민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가 먼저 떠오르는 의회가 되도록 늘 처음의 마음으로 성실히 달리겠다." ◇ 13대 충북도의회 출범 후 변화된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