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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 하나가 도시의 100년을 바꾼다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상임대표

  • 웹출고시간2026.08.04 16:57:40
  • 최종수정2026.08.04 16:57:39

이태성

새로운충주포럼 상임대표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충북의 철도 경쟁력을 높이고 강호축을 완성하기 위한 국가 핵심사업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사업일수록 단순히 철도를 놓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충주역~목행 구간의 교각화는 바로 이런 문제를 던지고 있다.


철도시설은 일반 건축물과 다르다.


한번 건설되면 수십 년, 길게는 100년 이상 도시의 공간구조를 결정한다.


따라서 철도는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도시계획의 핵심 인프라로 접근해야 한다.


교각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도시의 단절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도로와 보행 동선을 제한하고, 생활권을 분리하며, 상권과 도시재생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소음, 진동, 경관, 일조 등 생활환경에도 지속적인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철도를 지하화하거나 반지하(Box) 구조로 설치할 경우 초기 사업비는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시 연결성과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이고, 도시재생과 역세권 개발, 보행 환경 개선 등 다양한 편익을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 대안의 비용과 편익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공공투자는 단순한 건설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초기 공사비뿐 아니라 유지 관리비, 도시 단절에 따른 사회적 비용, 지역경제와 부동산 가치, 도시경관, 미래 개발 가능성까지 포함한 생애주기(Life Cycle)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최근 국내외 인프라 정책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실시설계는 공사를 위한 구체적인 설계 단계이지만,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해 보완·조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미 늦은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대안을 비교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충주시 역시 시민의 생활환경과 도시의 장기 발전을 책임지는 지방정부로서 다양한 대안을 적극 검토하고 시민 의견이 사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철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은 '단순히 교각이 가장 경제적이다'라는 결론이 아니다.


왜 교각 방식이 선택됐는지, 지하화나 반지하 방식과 비교해 경제성·기술성·환경성·도시계획 측면에서 어떤 검토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교각화가 오송~제천 운행 시간 단축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객관적인 자료와 분석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국가사업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신뢰는 더욱 중요하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객관적인 비교·검토가 이루어질 때 시민들도 결과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충북선 고속화사업은 앞으로 수십 년간 충주의 도시 구조를 결정할 중요한 사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나은 해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검토와 열린 논의다.


오늘의 선택은 단순한 철도 공사가 아니다.


충주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결정이다.


공사비를 넘어 도시의 가치와 미래 세대의 삶까지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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