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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02 15:21:59
  • 최종수정2026.08.02 15:21:59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보리고개 시절 서민들은 쌀 구경하기가 어려웠으나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는 하얀 쌀밥에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전남 고흥의 신세타령 '흥글소리' 한 꼭지를 들어 보자. 인기가수들이 즐겨 이 부르는 가요 '어매'에 다음 대목을 인용하고 있다.


어매 어매 울 오매는 / 멋 할라고 날 났는가 / 날 날 직에 이릿바닥 밋국 에다 / 옥시 겉은 쌀밥에다 날 났건마는 / 요내 나는 왜 이란당가


고전 속의 흥부는 어린자식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관아에 가 매품을 팔고 돌아오는데 그 행색이 그만 죽을상으로 묘사된다.


'...이날도 흥보 댁이 여러 자식놈들의 어메 밥 소리에 정신을 못 차려서 벗은 발에 두 손을 불고 이문(里門)밖에 나서보니 흥보가 빈손 치고 정신 없이 비틀비틀....자세히 살펴보니 쑥 들어간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간신히 살 가리운 고의 뒤폭 툭 미어져 빳빳 마른 볼기짝에 몽둥이 맞은 자리 구렁이가 감겼는 듯.,..'


그런데 흥부는 제비에 선행 보상으로 박씨 하나를 얻어 벼락부자가 되어 그리운 쌀밥을 보자 죽기 살기로 먹는다.


..(전략) 어찌 밥을 많이 먹어 놨던지 흥보가 밥을 먹다 죽는다 / 아 -흥보 마누라 기가 맥혀 / 아이고 여보 영감, 정신 좀 차리시오 / 전에는 밥 없어서 배고파 죽겠더니마는 / 인제는 밥을 많이 먹어 돌아가시네.(하략)....


청주 소로리에서 세계최고의 볍씨가 찾아진 것은 1994년 일이다. 한국선사문화유적연구원 이융조 박사팀에 의해 확인된 토탄층에서 127톨의 볍씨와 곤충화석, 그리고 각종 식물자료를 찾아냈다. 미호강가에 살던 구석기인들은 맛있는 쌀밥을 먹고 살았다는 증거이다.


미국의 연대 측정기관인 지오크론과 서울대 가속기질량분석시스템(AMS)연구실에 같은 시료를 교차검증을 의뢰했더니 1만2890년전~1만4090년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고고학 교재에 쌀의 기원이 한국으로 표기된 이 사실을 공인하는 것이었으며 2003년 영국 BBC뉴스 등에서 중국 후난성 볍씨보다 앞선 것으로 소개되어 벼의 진화를 규명할 핵심 단서로 평가받았다.


현재 소로리에 선사박물관 건립 사업이 착수되었으며 2029년에 개관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미호강, 무심천 등 청주지역 곳곳에서 출토된 유물을 담은 전시실 3곳과 기획전시실 1곳으로 꾸며진다.


청주시의 미래는 미호강 인근의 도시개발을 어떻데 하느냐에 달려있다. 강 이름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미호강 유역인 강내, 진천 청주등지에 대한 지표조사를 더 하여 다른 구석기 유적도 찾았으면 한다.


강변에 자리 잡은 박물관을 중심으로 가장 아름다운 신도시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 전국적으로 제일 유명한 선사유적공원 도시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하는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강변의 전원형 박물관 도시 건설을 벤치마킹해도 좋을 게다.


소로리 농경지에서 생산한 쌀을 소재로 한류한식타운도 조성하면 청주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부 고속도로를 타고 상, 하행하는 외지인들을 불러들일 방안도 이뤄져야 한다.


소로리 발굴에서부터 이를 세계학회 인정까지 50년간 충북선사고고학을 이끈 이융조박사의 공을 과소평가 할 수 없다. 그 위공(偉功)을 잊지 않는 청주시가 되었으면 한다.


마침 최근에 서울 용왕산에서도 대단위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었는데 이 같은 경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박사의 뒷받침과 지도가 이룬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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