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보유·임대 계약 업체만 참여 제한
전문건설협회 “법령 취지 어긋나” 반발, 행안부 유권해석 근거로 공고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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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협회 충청북도회 제천시운영위원회와 지역 노면표시 공사 면허 보유 업체들은 “입찰 참가 자격을 장비 보유 여부로 제한하는 것은 계약 법령 취지에도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며 공고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천시에 따르면 교통과는 최근 발주한 ‘2026년 제천북로(2공구) 노면표시 정비공사’ 등 6건의 공사 입찰에서 도장공사업 등록업체 가운데 제천시에 소재한 업체이며 견적 제출 마감일 전일까지 사용 가능한 도색용해차량을 보유하거나 임대 계약을 체결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고했다.
또 영업용 임대차량의 경우 공사 기간을 포함한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도록 했으며 차량 1대당 1개 업체만 입찰 참가가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시는 그동안 일부 낙찰업체가 실제 장비 없이 입찰에 참여한 뒤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에 사실상 하도급을 주는 사례가 반복되며 불법 하도급을 차단하고 시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업계는 실효성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도 역행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기존에는 지역 면허 보유 업체 90여 곳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이번에는 장비 보유 또는 임대 계약 요건으로 인해 참여 업체가 20여 곳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이 입찰 참가를 위해 충주와 청주, 원주, 태백 등 외지 업체와 서둘러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정작 제천지역 장비 보유 업체는 낙찰되지 않으면 장비를 놀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제한 입찰임에도 실제 장비는 외지에서 임대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지역 업체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제도의 취지도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처럼 제천지역 면허 보유 업체 모두에게 입찰 참여 기회를 부여한 뒤 낙찰업체만 계약 체결 전까지 지역 내 장비를 확보해 적격심사를 받도록 하면 불법 하도급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협회는 과거 행정자치부 유권해석도 제천시의 입찰 방식과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서울시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유사 사례를 문제 삼아 행정자치부에 질의한 결과, 행정자치부는 “건설기계 또는 장비의 보유 사항으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없으며 이는 계약담당자가 금지해야 할 내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해당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겠다고 회신했다.
협회는 이 같은 공문을 제천시에 전달하며 공고 수정도 요청했으나 시는 교통과와 협의 끝에 기존 공고대로 입찰을 진행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제천시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불법 하도급 근절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입찰 자체를 장비 보유 여부로 제한하는 것은 법령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지역 업체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고 낙찰 이후 장비 확보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31일 개찰 예정인 송학면·금성면 노면표시 정비 공사에 대해서는 입찰 공고를 즉시 수정하고 이미 개찰한 공사 역시 지역 장비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회원사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비를 갖추지 않은 업체가 낙찰된 뒤 사실상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관행을 개선하고 시공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도 “다음 공고부터는 전문건설협회와 지역 업체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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