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9.2℃
  • 흐림강릉 22.8℃
  • 흐림서울 31.3℃
  • 구름많음충주 29.3℃
  • 흐림서산 30.6℃
  • 구름많음청주 30.9℃
  • 흐림대전 29.7℃
  • 구름많음추풍령 29.0℃
  • 흐림대구 30.1℃
  • 흐림울산 28.0℃
  • 구름많음광주 31.5℃
  • 구름많음부산 30.4℃
  • 흐림고창 29.5℃
  • 흐림홍성(예) 31.1℃
  • 구름많음제주 29.4℃
  • 흐림고산 25.6℃
  • 구름많음강화 29.4℃
  • 구름많음제천 26.5℃
  • 흐림보은 29.4℃
  • 흐림천안 29.4℃
  • 흐림보령 30.6℃
  • 흐림부여 30.4℃
  • 구름많음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2.3℃
  • 흐림경주시 30.1℃
  • 구름많음거제 28.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6.07.20 15:12:45
  • 최종수정2026.07.20 15:12:44

김일복

수필가

내가 동진이를 처음 마주쳤을 때, 동진이는 힐끗 쳐다보듯 냉소적이었다. 동진이는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고, 책 읽다가 주로 잠이 들었다. 그런 동진이는 내 시선 밖에 있었다.

그렇다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소변을 보러 갈 때나, 공동으로 식사할 때는 특별한 관심을 두었다. 동진이는 대체로 기운이 없어 보이는 날이 많다. 동진이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동진이가 발작을 일으킨 이후부터였다.

날씨가 습한 날, 승합차를 타고 도자기 체험장으로 이동 중에 동진이는 차 안에서 발작을 일으켰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한쪽 다리가 더욱 심하게 마비되듯 경련이 왔다. 운전 중이던 나는 급히 차를 세웠고, 담당 복지사는 침착하게 센터에 상황을 알린 뒤 내게 말했다.

"억지로 붙잡지 마세요. 몸을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해 주세요."

비상시 대처하기 위해 베게, 여벌 옷, 기저귀 등을 가지고 다니는 데, 복지사는 동진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십여 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경련이 멈추고 동진이가 다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을 때, 차 안의 모두가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다. 동진이는 어릴 적 수학을 유난히 좋아하던 아이였다고 한다. 웃음도 많고 애교도 많았다. 그런데 교통사고 이후 뇌전증을 앓게 되었고, 긴 병원 생활을 견뎌야 했다. 지금도 피곤한 날이면 먼저 "선생님, 저 잠깐 자야겠어요."라고 말한다.

평상시에는 주로 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곧잘 그린다. 글씨도 감각이 있게 반듯하게 잘 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말도 많다. "우리 엄마가요."부터 시작해서 옹알거리며 관심을 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이쁘세요. 멋지세요." 등등 끊임없이 떠든다. 그렇다고 돌발 행동이나 과한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기분이 좋아서 춤을 추거나, 뛰며 노래를 부른다. 이런 날은 나도 기분이 좋다.

어느 날 동진이가 화장실에 가자고 했다. 손을 잡는 순간 몸에서 냄새가 났다.

"동진아, 먼저 옷부터 갈아입자."

따뜻한 물로 몸을 씻겨 주는데 동진이가 엉덩이를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였다. 동진이의 몸짓에 내 마음에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그리고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저 잘하죠·"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뒤 동진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죄송해요."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아니야. 누구나 실수해. 선생님도 실수해."

그 말이 끝나자, 동진이의 얼굴에 안도하는 수줍은 웃음이 번졌다. 그 웃음이 얼마나 귀엽고 이쁜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언제부턴가 매일 아침을 기다렸다는 듯 내게 달려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며 해맑은 동진이의 모습에 나는 무한한 정을 느꼈다. 그리고 불안해하거나, 으스스 떠는 모습을 보면 손잡아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는 정서적 공감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서로 일으켜 주는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붙잡아주는 일라는 걸 알았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철탑산업훈장 수상'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 인터뷰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