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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7.15 15:38:33
  • 최종수정2026.07.15 15:38:32

김윤희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최근 정부 부처들의 정책 홍보 방식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경직된 방식에서 벗어나, 타겟별 눈높이에 맞춘 트랜디한 시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가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정책 홍보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국방부가 제작한 릴스 영상이나 보건복지부가 선보인 개그맨·배우 참여 영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보건복지부는 개그맨 안윤상의 성대모사와 배우 김의성의 악역 캐릭터를 활용해 정책 영상을 제작했다. 안윤상은 대통령 목소리를 흉내 내며 아동수당, 통합돌봄 같은 정책을 상담전화 형식으로 풀어냈고, 김의성은 '빌런 3부작'이라는 영화적 설정 속에서 악역 캐릭터가 정책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적 관심을 끌었고, 국무회의에서 긍정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국방부 역시 비트박스와 숏츠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K방산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처럼 정책 홍보의 변화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정책을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며, 딱딱한 행정 언어를 생활 속 이야기로 바꿔준다. 특히 영상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환경에 맞춰 정책을 친근하게 풀어내는 것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다. 그러나 동시에 몇 가지 우려도 존재한다. 유명 인플루언서 활용은 화제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지만,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대중이 모델에 대한 이미지에만 몰입하다 보면 정책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 또한, 특정 유명 인플루언서가 여러 부처 홍보에 중복적으로 등장하면 부처의 고유 정체성은 사라지고 상업적 피로감만 남게 된다. 이는 광고 모델이 여러 브랜드에 중복 노출될 때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예산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인플루언서 활용에 따른 제작비와 출연료가 상당히 높다. 여러 부처가 경쟁적으로 활용하면 결국 인플루언서 시장의 몸값만 높이고, 정책 홍보의 지속성은 담보되지 못할 수 있다. 정책 본질보다 홍보 효과에 치중하거나, 엔터테인먼트화가 과도해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국민에게 정책은 단순히 재미있는 영상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꾸는 제도와 서비스로 다가와야 한다.

정책 홍보는 단순한 흥행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본질이다. 인플루언서와 영상 콘텐츠는 정책을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정책의 실질적 효과와 국민 삶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홍보는 공허해진다. 정부 부처가 새로운 홍보 방식을 실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책의 본질과 책임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재미있는 영상보다 삶을 바꾸는 정책을 원한다. 영상은 정책을 알리는 문을 열어줄 수 있지만, 그 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은 결국 실질적인 변화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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