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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7.14 16:04:18
  • 최종수정2026.07.14 16:04:18

김순덕

수필가

충주시 금가면 월상리에는 친환경 생태 정원'달숯정원'이 있다. 월상리의'달'과 숯가마의'숯'을 결합해 만들어진 이름'달숯정원'. 그곳은 30여 년간 운영되던 옛 숯가마 공장 부지를 2024년 충주시가 생태 정원으로 탈바꿈했다고 하는데, 나는 며칠 전에야 친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충주에 살고 있으면서도 2년 가까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며 달숯정원을 찾았다.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가고 나서인지 유난히 파란 하늘은 탄금호의 물빛이 품어주는 정원과 어우러져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황톳빛 숯가마 테마가 눈길을 끄는 수변의 배경은 힐링 정원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이름처럼 달빛이 머물 것 같은 소박함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는 꽃들과 여러 식물 사이를 걷다 보니 문득, 조금 일찍 알았으면 이곳도 소개했을 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지난 5월, 문예지 '문학청춘'작가회 회원들이 1박 2일 일정으로 이곳 충주로 문학기행을 왔다. 문학청춘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충주를 찾게 된 것은 이곳에 사는 김미옥 시인이 올해 회장직을 맡아 추진됐다. 자신이 살고 있는 중원 문화의 중심 도시인 충주에서 뜻깊은 문학기행을 만들어 보겠다는 김미옥 시인은, 어떻게 하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충주를 따뜻하게 느끼고 좋은 기억을 담아갈지 고민과 설렘을 가지고 일정을 짰다. 그 일정에 나는 초대된 시 낭송가 겸 가이드로 동행했다.

제일 먼저 충주의 상징인 국보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으로 걸음을 옮겼다. 잘 조성된 공원 한가운데 우뚝 서서 따뜻한 미소로 천년의 시간을 지켜온 중앙탑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역사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흐르는 물과 머무는 것이 서로를 비추며 완성한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음으로 향한 곳은'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이다. 해설사가 전해주는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를 밝혀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고구려 비의 사료적 가치를 들으며 그 시대 사람들의 숨결과 시간을 마주했다. 아울러 당시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고구려 비가 우리 충주에 있다는 것이 뿌듯했다.

조선시대와 근대까지 번성한 중부 내륙의 중요한 교통과 상업 중심지였던 나루터 '목계나루'까지 돌아보고 나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예약해 둔 카페에서 느긋하게 문학기행에 따른 행사가 이어졌다. 마침, 회원 중에 시집을 출간한 작가가 있어 축하 기념식도 함께하며 행사는 무르익었고, 나는 기타 선율에 맞춰 충주가 고향인 신경림 시인의 시를 낭송했다.

모자람 없이 꽉 찬 하루의 일정을 마친 다음 날에는'활옥동굴'로 갔다. 오래된 활석 광산을 새롭게 꾸민 보기 드문 동굴 테마 관광지에 작가들은 연신 감탄했다. 조용한 도시 충주의 매력에 푹 빠진 어느 시인이 툭 내뱉은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충주는 늘 그냥 지나쳐 가는 곳이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와도 별로 돌아볼 곳도 없는 곳이라 생각해서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독한 배갈이었군요"

시인의 멋진 표현에 엄지척하며 나도 익숙한 풍경에 놓쳤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천천히 쉬어가는 풍경을 선물하는 충주는 아직도 스며들게 많은 매력 있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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