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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7.05 15:31:29
  • 최종수정2026.07.05 15:31:28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네덜란드의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작가로서 생전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후 그의 작품이 널리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살아오며 겪은 결핍과 불안이 고스란히 작품에 스며들었고 그것이 작품활동의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예술로 승화하였기에 그의 서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심리적 공감을 얻는다.

생전 고흐는 커다란 아픔을 겪으며 살아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화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동생 '테오'만이 그의 안위를 보살피며 생활비를 지원해 주었다. 동생의 지원으로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그의 작품은 세련된 기교는 없으나 투박하면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에 따스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또 색상의 대비와 거친 질감 표현으로 시선을 휘어잡는다. 이러한 독창적인 표현 방식은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녹아있다. 더불어 언젠가는 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과 더불어 불안함도 느껴진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불안과 결핍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 모두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가운데 행복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으로서 결핍을 이겨내는 길은 다양하다. 고흐의 경우 예술 작품으로 승화했다. 결핍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극복해 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에너지를 얻고 더 단단해진다. 그러나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결핍을 분출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집착과 험담이 있다. 그 행위를 통해 잠시나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결핍을 해소하고자 하지만, 이는 미성숙한 행동일 뿐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금전에 대해 광적인 집착을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한때 사업에 성공하여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사업이 기울었기에 남아있는 오래된 외제차는 그에게 과거의 영광을 나타내는 매개체이자 큰 자랑거리다. 잘 되던 사업이 기울었기에 금전에 대한 과한 집착과 병적인 예민함을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행동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졌기에 하나둘씩 그를 떠났다.

그럴수록 자신의 외제차를 더 적극적으로 자랑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변인을 언제 어디서 버스를 탔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비난했다. 자신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격렬하게 증빙하기 위함이었다. 고흐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스로 이겨내고자 했다. 자신의 결핍으로 인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험담을 일삼지 않았다. 그랬기에 고흐의 삶과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감동과 울림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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