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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7.05 15:30:13
  • 최종수정2026.07.05 15:30:13

박영록

한국교통대 중국어전공교수

조선시대에는 외국어를 가르치는 사역원(司譯院)이 있었고, 여기에서는 한어, 여진어, 왜어 그리고 몽골어까지 4종의 외국어를 가르쳤다. 그런데 몽골어의 경우는 조선역사에서 공식적으로는 한번도 활용한 적이 없었다. 조선 500년을 통틀어 몽골과는 외교 교류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조선 조정에서는 혹시 몰라 몽골어 인재 양성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것은 몽골이 다시 한 번 강성할 상황에 대해 대비함이었다.

한편 몽골이 대륙에서 '원(元)나라'를 건국한 것이 1271년, 그리고 주원장의 명나라에 쫓겨 다시 북쪽으로 밀려난 것이 1368년이어서 대략 100년 쯤 된다. 그런데 1644년에 대륙에서는 이자성이 농민반란군을 일으켜 북경을 함락시키고 숭정제를 죽이니(실제로는 피할 수 없어서 자결한 것) 명나라는 망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는 청나라가 대륙을 삼키게 된다. 이때 조선의 사대부들은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몽골족의 원나라가 100년을 못 갔으니, 조선 사대부들은 '오랑캐는 백 년 이상을 지탱할 국운이 없다'라고 명제화 하였는데, 몽골은 망해도 북쪽으로 가버리니 조선과 관계없지만, 청은 망하면 바로 압록강 북쪽으로 돌아올 텐데, 그러면 조선을 얼마나 침탈하겠는가 하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옳든 아니든 사람은 과거의 사건을 보면서 앞날에도 나타난다고 예측하는 법이다. 나는 지난 6월 <아침을 열며>에 "선거에 참패하면 대표가 물러나게 돼 있는데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면 그것은 어리석음이다."라고 썼었다. 지난 2020년 4월에 있었던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까지 합쳐서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당시 황교안 대표는 투표 당일인 4월 15일에, 대략 개표율이 60%도 넘지 않은 시간인 밤 11시 반 무렵 이미 총선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다. 그로부터 4년 뒤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총 108석을 얻는데 그쳐 이번에는 한동훈비대위원장이 선거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다.

그러니까 그 때는 총선이고 지금은 지선이지만, 당이 선거에서 참패하면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관례인 줄 알았는데, 우습게도 필자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셈이었다. 황교안과 장동혁 두 사람은 모두 대략 50%의 지지율로 당선되었고, 일반국민여론조사에서는 2위를 차지한 경선상대에게 졌으나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이겨 당선된 점이 동일하다. 지금 장동혁 대표는 당원이 뽑아준 대표이므로 물러날 수 없다고 하고 있는데, 이 말을 듣고 황교안 대표를 다시 보니, 멘탈이 무르기가 그지없다. 자신에게 표를 준 당원은 생각하지도 않고 선거 좀 졌다고 사퇴하면 쓰나. 하여튼 본인이 사퇴 안 하겠다는데 계속 물러나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은 좀스럽다. 다만 장동혁 대표가 물러나든 아니든 본인 자유지만, 최소한 이번 선거의 참패원인이 '탄핵부정'에 있었고, 그것이 '시대착오'라는 점을 되돌아 보고 이제라도 전략을 바꾸는 노력이라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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