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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7.02 16:22:47
  • 최종수정2026.07.02 17:49:06

정초시

후마니타스 포럼 대표

2004년 UN이 제시한 ESG 개념은 경제성장 지상주의로 인한 지구환경파괴 및 극단적인 양극화 등을 극복하고 모두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경제활동에 있어서의 이해관계 당사자(Stakeholders)를 폭 넓게 규정하여 기업의 생산활동은 최대한의 이해관계당사자를 고려한 활동이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이다.

2026년 5월 27일 삼성전자는 성과급 지급을 핵심 쟁점으로하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안"을 노사합의로 가결하였다. 삼성전자는 여러 사업부문이 결합하여 절묘한 협력과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그동안 삼성의 보상체계 및 인사관리 체계의 교과서처럼 인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의 균열이 생긴 이유는 반도체부문(DS)의 영업이익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성장하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부터이다. 노사합의는 결국 DS부문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되었는데, DS부문은 최대 6억원, 완제품 분야(DX)는 600만원 정도의 성과급으로 합의되어 두 부문 최대 100배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DS부문은 특별경영성과급이라는 항목을 신설하여 세전 영업이익의 10.5%를 미리 성과급 재원으로 정해놓았다. 향후 반도체 부문의 호황이 예상되는 터라 앞으로 받을 직원 성과급 규모는 천문학적이어서 보통의 월급쟁이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금액이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은 면했지만 한국 사회경제에 해결해야할 커다란 담론성 과제를 안겨주었다.

첫째, 노동의 가치를 어떤 관점에서 새롭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과제이다. 과거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환경의 개선 등 인간의 기본권 증진을 위한 조직이었다면, 이번 삼성 노조를 이러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노동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노조가 많이 있다는 점에서 양극화된 노조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지가 과제이다.

둘째, 자칫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이 단일 화폐가치로 될지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성과급 6억은 실제의 화폐가치를 넘어서 인간의 가치를 상징하는 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상실감, 패배의식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 전반의 우울감은 크게 높아져,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셋째, ESG 정신에서 말해주듯, 기업활동의 이해관계 당사자의 범위를 얼마큼 확대해야 할 것인가의 과제이다. 삼성전자의 직접적 이해관계 당사자는 노동자와 경영자들일 것이며, 이번 합의는 전적으로 여기에 기반을 두었다. 그러나 또다른 직접 이해관계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주주들은 배제된 가운데 합의되었다. 왜냐하면 세전 이익이 미리 성과급으로 지불되고, 더구나 약 50%까지 자사주를 제공할 경우, 이 자사주식이 향후 주식시장 매도압력으로 작용하여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력사까지 고려하면 이해관계당사자의 범위는 매우 넓어진다. 공식 협력사가 약 160여개에 이르며, 협력사들과 연결되어있는 기업을 합치면 수천 개는 족히 될 것이다. 협력사들 입장에서 본다면 원청기업 직원의 성과급 대폭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압력은 협력사로의 비용전가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다시 협력사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인재유출 등 경영상의 애로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하여 막대한 국가재정이 투입되었다는 점에서 국민들도 이해관계 당사자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분배의 문제는 기업의 차원을 넘어서 국민 모두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어떤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할지를 논쟁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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