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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6.23 14:08:42
  • 최종수정2026.06.23 14:08:42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진 교권과 교육현장을 바로잡으려는 넷플리스 드라마 '참교육' 에피소드 5회 차 현중초등학교 편에 제 자식의 자존감을 지키겠다며 교사를 괴롭히는 우진 엄마가 등장한다.

끈질긴 악성민원으로 교사의 숨통을 옥죄는 빌런이다. 그녀의 폭언과 만행, 고소에 지친 교사는 생명을 버릴 고민까지 한다. 자기 딸의 힘든 상황을 안다면 교사의 부모님은 어떤 느낌일 것 같으냐는 주위사람의 호소에 우진 엄마는 매몰차게 대꾸한다.

"그딴 년 알게 뭐야, 난 내 자식이 중요해"

거침없는 막말연기에 '설마 그러려고, 드라마의 설정이 과하다' 싶었다. 그런데 실제 교육현장에 이런 몰지각한 학부모가 차고 넘친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보다 학부모로 인한 교권 침해 발생 시 느끼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입장인데, 시도 때도 없는 교육활동 간섭, 모욕과 명예훼손, 공무 및 업무방해, 아동학대 신고 등의 사례들이 파악된다.

지난 2023년 논란이 됐던 '왕의 DNA' 사건은 대표적인 악질교권침해 사례다. 당시 교육부 소속 사무관이었던 문제의 학부모는 담임교사에게 "아이가 왕의 DNA를 가진 아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하라"거나 "무조건 아이의 편을 들어라"는 등 황당한 요구를 했다.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까지 시킨 대단한 학부모의 바통을 이번엔 경남 김해 중학교의 학부모가 이어 받았다.

폭염 속에서 체육수업을 했다는 것이 학부모가 광분한 이유다. 먼저 학생의 할머니가 전화를 해 원어민영어, 골프, 다 시키며 아파트 두 채 값을 넘게 들여 키운 애를 선생님이 호락호락 아무렇게나 대했다며 항의했다.

폭염 속에 애를 세워놓았다고 따지는 할머니에게 교사는 아이를 따로 세워둔 적이 없다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틀 뒤 학교를 찾아 온 학생 아버지의 무례는 할머니보다 한수 위였다. 그는 교사에게 너무 싸가지가 없다며 자기 어머니한테 '저도 귀하게 자랐습니다'라고 말대꾸한 게 맞는냐고 다그쳤다. "네, 아니오"로 대답하라며 교사를 윽박지르는 학부모의 행태는 시정잡배보다 못했다.

폭언과 행패로도 분이 안 풀린 학부모는 체육활동이 가혹행위였다며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고, 충격을 받은 교사는 태중의 아이를 잃는 고통을 당했다. 드라마보다 더 심각한 교권 침해가 지금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동학대혐의에 대한 수사결과가 무혐의로 나왔지만 학부모는 민원을 멈추지 않았다. 학부모가 교육활동을 침해했다며 특별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내린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흐지부지됐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정신교육을 받아야 할 학부모가 사과대신 무고와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교사를 추가 고소한 사실이다. 피해 교사는 모든 대응책임을 지며 괴로움을 겪는데 정작 가해자인 학부모는 솜방망이 제재마저도 개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하자면 '왕의 DNA' 사건을 일으킨 세종시 교육청 공무원은 구두경고를 받고 승진해 대전시교육청 발령을 받았었다. 여론이 나빠지자 중징계 중 가장 낮은 정직 3개월 처분을 통보받았다는데, 아마 지금도 그 대단한 권력을 향유하며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교육부의 처분을 보면 가재는 게 편인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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