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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6.17 15:33:24
  • 최종수정2026.07.21 14:23:30
꽃을 좋아하는 지인이 꺽꽂이 해서 키운 분꽃나무라고 해서 한 주 분양받았다. 가끔씩 돌보며 잊고 지냈는데 어느 날 꽃이 피었다. 아주 진하고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그런데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분꽃나무가 아니었다. 유럽분꽃나무였다. 자료를 찾아보니 유럽분꽃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자생하는 분꽃나무를 개량한 종이란다. 분꽃나무는 산분꽃나무과의 식물인데 이 과의 식물로 분꽃나무, 유럽분꽃나무, 산분꽃나무, 가막살나무, 배암나무, 덜꿩나무, 설구화, 백당나무, 불두화 등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 하나씩 알아보려 한다.
산분꽃나무는 분류학상 소속이 분류학자마다 제각각 다르다. 인동과에 넣기도 하고, 산분꽃나무과에 넣기도 하고, 연복초과에 넣기도 한다. 그러나 세 경우 모두 산분꽃나무속으로 정리하는 공통점이 있다. 19세기 후반 칼 폰 앵글러가 제안한 식물 분류 체계인 앵글러 분류에서는 연복초과로 분류했다. 그러나 DNA 서열을 통한 계통분석을 바탕으로 만든 APG Ⅳ(2016년)에서는 산분꽃나무과로 분류했다. 그래서 필자는 산분꽃나무과로 정리하고자 한다.

여인들이 화장할 때 분을 바른다. 그분은 분꽃의 배젖으로 만들어서 분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참 이상하다. 분이 먼저인지 분꽃이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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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분꽃나무.

ⓒ 우래재
분꽃나무의 이름은 긴 꽃잎이 분꽃을 닮아 분꽃나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 꽃의 향이 분을 연상시켜서 생긴 이름이라고도 한다. 강원도 사투리로 '분화목'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생긴 이름이라고도 한다. 연분홍 꽃 봉우리가 활짝 피면 순백으로 변한다. 꽃부리통 길이나 잎의 모양에 따라 섬분꽃나무와 구별하기도 하지만 같은 종으로 보기도 한다. 연한 홍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꽃으로 은은한 향이 일품인 훌륭한 관상수다. 유럽분꽃나무는 우리나라 분꽃나무를 개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꽃나무를 영어로 Korean Spice Viburnum(한국산 향기 나는 가막살나무)이라고 하는데 이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산분꽃나무는 석회암지대에 자생한다. 꽃 지기 덕분에 아름아름 강원도 깊은 산속을 찾아 헤맨 끝에 어느 밭 옆에서 한번 만난 귀한 식물인데 사람들이 자꾸 캐가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지정됐다. 씨로 번식되며 꺽꽂이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막살나무는 주로 햇빛이 잘 드는 산 중턱 이하의 반그늘 또는 그늘에서 생육한다. 5월에 꽃이 피기 직전 하얀 꽃봉우리 모습이 '까마귀가 먹는 쌀'과 비슷하다고 가막살나무가 됐다. 또 나무껍질이 거무스름해서, 10월에 빨갛게 익은 열매를 까마귀가 잘 먹어서 생긴 이름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인데 이 꽃말에는 깊은 사연이 있는 듯하다.
최근에 상록성인 가막살나무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는데 전체에 털이 없고 잎 표면에 광택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잎이 상록성이 2018년도에 푸른가막살 이라는 이름으로 등록이 됐다.

배암나무는 백당나무와 비슷하나 백당나무와 달리 가짜꽃(장식화)이 없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과 북부지방의 높은 산지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로 아직 만나지 못해 아쉽다. 덜꿩나무는 들에 사는 꿩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좋아해 '들꿩나무'라 했던 것이 변해서 생긴 이름이다. 빨간 열매는 꿩 뿐만아니라 다른 새들도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잎의 뒷면에 성모(별 모양의 털-stellate hair)이 있는데 이 별 모양 털이 오래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막살나무와 아주 비슷한데 가막살나무에 비해 잎이 작은 것이 특징이며 별 모양 털이 더 많다.
이처럼 이름의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되거나, 감정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나무도 있다. 아왜나무는 그 대표적인 예다.

아...왜 ... 하며 울었다./ 왜...왜 ... 하며 울었다.// 당신을 남겨두고 암병동을 나서던 밤/ 그때는 땅에 묻힌 나무도 천극(天極)까지 들썩였으리// 일순간 저물어 갈 머리칼 같은 신록 앞에/ 그 사람 뒷태처럼 그림자가 몸을 키우고/제 안에 폭풍을 품어선 아왜나무 숲이 되고//

어쩌면 /겹 진 그늘은 /한 사람의 주저흔(躊躇痕)// 그 나무를 나는 차마 베어내지 못한다./

내 안에 아왜나무가 오랫동안 울고 있다.

시인은 아왜나무 앞에서 '아...왜'를 원망의 뜻으로 사용했지만 실제 아왜나무의 어원과는 좀 거리가 멀다. 아왜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나무다. 잎과 가지에 수분이 많아 열을 받으면 수분이 빠져 나오며 거품을 만들어 나무의 표면을 감싸 방화수의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는 '포취목 (泡吹木-파오춘이무)'으로 거품을 뿜는 나무로 불리고, 일본에서도 거품(泡-아와)을 뿜는(吹-후크)나무라고 하며 종명 아와부끼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거품이라는 뜻을 가진 '아와'를 그대로 쓰고 '아와나무'라 부르다가 '아왜나무'로 부르게 되었다 한다. 또 제주도 방언인 '아왜낭'에서 생겼다고도 한다.

열매는 8-9월에 붉게 익으며 가지까지 붉게 되는데 이 모습이 산호를 닮았다 하여 산호수(珊瑚樹)라고도 한다. 아왜 또는 사철가막살나무라고도 한다.

이름도 특이한 아왜나무! 꽃을 아직 만나보지 못해 아쉽다. 산분꽃나무과로 설구화와 백당나무가 있는데 이는 불두화와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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