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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6.03 16:56:00
  • 최종수정2026.06.03 16:56:00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삼국유사에 전하는 신라 때 효 설화는 '지은(知恩)'의 얘기가 유명하다. 효녀 지은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어머니를 봉양하고 살았다. 나이 32세가 되어도 시집을 가지 않고 밤낮으로 어머니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집이 가난하여 남의 일도 해주고 혹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밥을 얻어 어머니에게 드렸다. 그러나 부모를 모시지 못할 처지가 되어 부호의 집에 몸을 팔아 종이 되고 쌀 10여 석을 얻기로했다.

이때 어머니는 '나 때문에 네가 남의 종이 되는 것은 차라리 내가 빨리 죽는 것만 같지 못하다.' 하고 소리를 내어 크게 통곡했는데, 딸도 같이 울어 길가는 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이들 모녀를 구해 준 것은 화랑의 무리들이었다.

이때 화랑 효종랑(孝宗郎)이 낭도들과 놀다가 사정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에게 부탁하여 조 100섬과 의복을 보내주고, 또 효녀를 산 주인에게 곡물을 변상, 양민이 되게 했다. 이를 본 낭도 천여 명도 각각 조 1섬씩을 거두어 보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효녀에게 벼 500섬과 집 한 채를 하사했으며 정역(正役)의 의무를 면제시켰다. 또 신하에게 군사를 보내 당번으로 집을 지키게 하고 그 마을에 '효양방(孝養坊)'이라는 푯말을 세웠다.

우리 역사기록이나 고전에는 많은 효녀설화가 있는데, 이들의 효행은 조선시대 편찬된 '오륜행실도'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및 각 군.현.읍지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조선 시대에는 사반가에서 딸을 낳으면 어린 나이부터 부덕을 가르쳤다. 거유 우암 송시열의 계녀서는 그중 유명하며 부모를 섬기는 도리, 남편 섬기는 도리, 시부모 섬기는 도리, 형제 화목 도리등을 기록하여 부덕을 쌓도록 했다.

이 책에는 또 투기하지 말아야 하는 도리, 말을 조심하는 도리, 재물을 절약하는 도리, 일을 부지런히 하는 도리, 부모병환을 모시는 도리, 의복과 음식을 마련하는 도리, 노비를 부리는 도리까지 망라, 백과사전식 교육지침서가 되었다.

조선 후기의 농서(農書)인 유중림(柳重臨)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권21 가정(家政)편에 '딸 가르치기(敎女兒)'라는 항목이 있다.

'딸자식은 열 살 안에 한글을 알도록 가르치고 삼강행실(三綱行實)을 베껴주어 윤리를 알게 할 것이며, 가을과 겨울에는 베를 짜고, 봄과 여름에는 누에를 치게 하여 잠시도 쉬게 해서는 안 된다.'

부녀자 교육에는 한문보다는 쉬운 한글로 교육서를 만들어 익히도록 한 것이다.

전통적 효국 대한민국이 점점 살벌한 인면수심의 사회가 되고 있다. 함께 살던 90대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60대 딸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에서는 이런 존속살해 폭행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가정과 사회 교육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노정되어 있는 것이다.

신라 효녀 지은의 이름과 똑 같은 TV조선 시즌 미스트롯2 우승 가수 양지은씨가 15년 전 부친에게 신장을 기증하여 살렸던 얘기가 방송을 타고 화제를 모은바 있다. 그녀는 아버지가 3개월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에 자신이 가족 중에 혈액형 맞자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결심한 것이다.

양지은 가수는 최근 TV공연에서 아버지를 회고하는 노래를 불러 시청자들을 울렸다. 정부차원에서 착한 심성을 지닌 인기가수인 양지은씨를 효대사로 삼아 살아져 가는 효 회복운동을 확대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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