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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들꽃이야기 - 다섯 방향으로 피는 연복초

다섯 방향으로 피는 연복초

  • 웹출고시간2026.06.03 17:38:18
  • 최종수정2026.07.21 14:24:29
따뜻한 봄날. 가까운 연못에 민물새우가 잡힌다는 소문에 천렵하러 친구들이 모였다. 예전에 자주 다녔었는데 저수지 높이는 공사를 하고는 처음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갑자기 비가 내리는 변덕스런 봄 날씨에 새우 구경만 했다. 날씨가 썰렁해지면 새우들도 활동을 하지 않는 모양이다. 덕분에 민물고기 잡으러 개울가를 거닐다 연복초를 만났다. 오래전에 한번 보고 가까운 곳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나는 새우찌개 못 먹어도 오늘 나들이 한 보람있다. 귀한 연복초를 만나서.

연복초는 연복초과의 1속 1종의 식물이다. 2018년 중국에서 연복초속(Adoxa)의 다른 식물을 찾아냈다고 하나 자세히 알 수 없다. 전에는 연복초과를 딱총나무속, 산분꽃나무속, 연복초속으로 구별했다. 일부에서는 연복초과를 인동과에 포함시키기도 했으나 이 두 과는 유연관계가 가깝지 않다. 어쨌든 현재는 딱총나무속과 산분꽃나무속을 합쳐 산분꽃나무과로 만들고 연복초과에는 1속 1종만 남겨두기도 하고, 아예 산분꽃나무과로 편입시키기도 한다.
연복초의 이름은 복수초가 피고 진 후 연이어서 꽃이 핀다고 해 '연복초'라고 한다. 또 복수초를 캘 때 같이 달려 나왔기 때문에 연복초(連福草)라 한다는 설이 있다. 어떤이는 '복이 이어서 온다'는 뜻으로 연복초라 했다고 한다. 앞의 설이 더 그럴듯한데 그 설이 맞다면 복수초의 이름이 원래 우리 이름이 아닌 일본의 이름을 빌어 쓴 것이어서 이 연복초의 이름도 그렇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할 수 있다면 우리 이름 찾아서 바꾸고 싶다.

일부의 자료에 의하면 조선식물향명집에서 한자 표기로 연복초의 '복'자를 복 '福' 자가 아닌 바퀴살 '輻'으로 사용해 연복초(連輻草)라 한 것을 보면 꽃의 모양이 수레바퀴를 이어 놓은 것처럼 생긴 것에서 이름이 유래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어쩌면 이 이름이 더 그럴듯하지 않은가.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연복초는 어른 손으로 한 뼘 정도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잎은 크게 3갈래로 갈라진다. 연복초의 가장 큰 특징은 꽃이 피는 모양이다. 꽃은 줄기 끝에서 피는데 작은 꽃이 동서남북 옆으로 돌려가며 한 송이씩 네 송이가 피고, 하늘을 향해 다시 한 송이가 있어 총 5개의 꽃이 피어있는 특이한 모습이다. 땅에서 올라와 꽃을 피워 4방을 쳐다보고 하늘까지 5방향을 쳐다보는 5면화다. 옆에 달린 네 개의 꽃은 대부분 꽃부리가 5개인데 가끔 6개로 갈라진 것도 있다. 가장 윗부분의 꽃은 대부분 꽃부리가 4개인데 5개로 갈라진 것도 있다. 대부분 옆꽃의 꽃부리가 더 많이 갈라졌는데 왜 꽃의 위치에 따라 꽃부리 수가 다를까. 아주 신비롭고 특이한 구조이다.
수술은 4~6개로 꽃잎과 어긋나는데 수술대 밑에서 둘로 나뉘어져 8~12개인 것처럼 보인다. 수술의 수는 갈라진 꽃부리의 수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꽃부리가 4으로 갈라지면 수술은 8개, 5으로 갈라지면 10개. 꽃들도 수학을 아는 모양이다. 암술대도 3-5갈래로 나뉘어 있으며 씨방도 3~5개의 방으로 나뉜다.

옆으로 뻗어나가는 땅속줄기에서 뿌리가 나온다. 생강이나 강황에서 볼 수 있는 덩이줄기도 보인다. 뿌리를 약용한다고 하는데 땅속줄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경상남도 가야산 이북에 자생하며 북반구 온대에 널리 분포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남부지방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렵 한 번 하려다 연복초 보러 세 번이나 더 다녀왔다. 빠짐없이 관찰하고 사진에 남기려 해도 늘 부족하다.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없다. 열매 보러 한 번 더, 꽃밥이 싱싱한 더 좋은 사진 찍으려면 내년 봄까지 또 기다려야 된다. 더 나은 것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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