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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객원논설위원

전 세계 41,000여개의 매장을 가진 스타벅스는 명실 공히 세계 제1의 커피 체인점 기업이다. 1999년 7월,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열며 국내에 첫발을 들인 후 2026년 4월 기준 2,131개의 매장이 성업 중이다.

각 나라 별 매장수로 비교하면 17,049개의 미국과 7,689개의 중국에 이어 한국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100만 명 당 매장 수로 계산하면 38.6개의 한국이 5.5개의 중국을 훨씬 앞선다.

스타벅스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식음료 관련 리테일 브랜드이기도 하다. 한국인이 가장 자주 결제한 식음료 리테일 브랜드 순위에선 저가 음료를 파는 커피 브렌드에 밀리지만 순 결제추정금액 합이 높은 식음료 관련 리테일 브랜드 순위에서 1등을 차지했다. 실속 있는 장사를 했다는 결과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등장하는 포경선 피쿼드호의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 's'를 붙여 스타벅스란 상호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소설 속 스타벅이 커피를 좋아했다는 내용이 소설 속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아마도 선원들에게 커피를 팔기 위해 시애틀에서 스타벅스를 처음 연 주인장이 매력적인 항해사 캐릭터에 심취해 이름을 빌려온 것일 수도 있겠다.

스타벅스의 독특한 로고는 세이렌(Seiren)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가지고 있는 요정이다. 새로 묘사되었던 하반신은 시간이 지나며 인어 이미지로 변했다.

지중해 섬에 사는 세이렌들의 감미로운 노래 소리는 모든 남성들이 목숨을 바칠 정도로 매혹적이었는데, 지나는 배의 선원들을 노래로 홀려 난파시킨 후 잡아먹는다는 전설이 있다. 이를 믿은 중세의 선원들은 혹시 세이렌을 만나 배가 침몰할까봐 몹시 두려워했다.

이런 세이렌이 목적을 이루지 못한 두 사내가 있었다. 첫 번째 남자가 트로이 목마를 고안하여 트로이를 멸망시킨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려고 부하들에게 자신의 몸을 돛대에 단단히 결박하라 명했다.

세이렌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순간 오디세우스는 결박에서 벗어나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 몸부림쳤다. 그러나 귀마개를 단단히 한 부하들은 오디세우스가 결박을 풀지 못하게 단속했다. 세이렌의 유혹에서 벗어난 배가 점점 멀어지자 좌절한 세이렌은 자살한다.

세이렌에게 패배를 안긴 두 번째 남자는 초목과 짐승들까지도 감동시켰다는 리라 연주의 명인 '오르페우스'다. 그는 황금 양털을 찾기 위해 아르고를 타고 항해하던 중 세이렌의 노래를 듣게 된다. 오르페우스는 세이렌보다 더 아름다운 음성으로 노래를 불러 세이렌을 물리쳤다. 모욕을 당해 목숨을 끊은 세이렌은 바위가 되었다.

스타벅스는 노래로 뱃사람을 홀린 세이렌의 이미지를 스타벅스의 로고로 채택해 커피향기로 사람들을 매혹시키겠다는 의미로 쓰고 있다.

지난 2024년 4월 16일 출시된 스타벅스 '사이렌(Siren) 클래식 머그컵'이 최근 출시한 '탱크 텀블러 시리즈'와 함께 재 소환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세월호 참사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비판으로 스타벅스 불매와 퇴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스벅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까지 의식 없는 자로 찍는 이번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 같다. 죄 없는 점주와 직원들만 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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