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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주는 마음"… 현대사회 속 불교의 역할

대한불교 효예종 청주 석문사 주지 혜전스님 인터뷰

  • 웹출고시간2026.05.21 18:23:03
  • 최종수정2026.05.21 18: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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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효예종 청주 석문사 주지 혜전스님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전은빈기자
[충북일보]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주는 마음, 그게 자비라고 생각합니다."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만난 대한불교 효예종 청주 석문사 주지 혜전스님은 현대사회에서 불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이같이 설명했다.

혜전스님은 "오늘날 사람들은 육체보다 마음의 피로가 더 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과 단절된 인간관계 속에서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는 엄숙한 종교적 공간에 머무르기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쉼터가 돼야 한다"며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의 이 같은 인식은 최근 불교계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템플스테이, 불교박람회 등 일상 속에서 불교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과거의 권위적이고 엄숙한 이미지에서 체험과 공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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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효예종 청주 석문사 주지 혜전스님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전은빈기자
스님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대해 "젊은 세대가 불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자신의 고통을 이해받고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구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는 타인을 향한 배려를 넘어 고통받는 존재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며 "지친 자신과 타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여지를 허용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이러한 태도가 경쟁과 자기비판에 익숙한 현대 사회의 젊은 세대에게 자신을 다그치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처님께서는 모든 존재 안에 불성이 있다고 보셨다"며 "어떤 이유로든 사람을 단정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자비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사회는 개인을 쉽게 낙인찍는 경향이 있지만 그중에는 악의가 아니라 삶의 기반이 무너져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1990년대부터 소년원과 교도소 등에서 교정교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법회와 상담, 멘토링 등을 통해 꾸준히 재소자들을 만나왔으며 교정대상 자비상과 법무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그는 "교정교화의 본질은 처벌이 아니라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데 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 역시 결국 다시 살아갈 힘을 전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부처님오신날만큼은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한 번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외면하지 않고 함께 바라보는 마음이 곧 자비"라고 전했다.

/ 전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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