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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고향, 붓으로 다시 살려냈다"…옥천 박찬훈 작가 대청호 그림전 개최

수몰민 화가의 세 번째 개인전…'조선 소나무와 바다의 해돋이'에 담긴 고향의 기억

  • 웹출고시간2026.05.21 11:07:52
  • 최종수정2026.05.21 11:08:09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박찬훈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박찬훈 대청호 그림전’ 포스터. 이번 전시는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옥천 군북 공감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며, 대청호 수몰민의 기억과 고향의 풍경을 담은 작품 38점이 선보인다.

[충북일보] 대청호가 들어서며 물속으로 사라진 마을. 그 고향의 기억을 한 농부 화가가 붓끝으로 다시 불러냈다.

옥천군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군북면 공감센터 전시실에서 박찬훈(70)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박찬훈 대청호 그림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26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옥천군 문화진흥기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군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다.

전시 제목은 '조선 소나무와 먼바다의 해돋이'. 박 작가는 우리 땅에 깊게 뿌리내린 노송과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해돋이를 통해 강인한 생명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화폭에 담아냈다. 동시에 대청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수몰민의 기억과 그리움도 작품 곳곳에 녹여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 겨울 동안 정성을 들여 완성한 작품 38점이 선보인다. 물에 잠기기 전 고향의 풍경과 산자락, 대청호 주변 자연의 정취가 특유의 담백한 색감으로 표현됐다.

박 작가는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 서낭재집과 표고버섯농장을 운영하는 농민이기도 하다. 1998년 추소리 이장을 시작으로 17년간 마을 일을 맡았고, 군북면 이장협의회장과 옥천군주민자치위원회 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사회 활동에도 힘써왔다. 현재는 옥천군주민자치연합회장과 옥천군 자연보호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전문 화가의 길 대신 농부의 삶을 살아오다 지난 2018년 처음 붓을 잡았다. 이후 대청호와 고향의 기억을 화폭에 담기 시작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박찬훈 작가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삶을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서툰 솜씨일지라도 진심을 담아 한 점 한 점 그려온 작품들이 세 번째 개인전으로 이어져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대청호 수몰민으로 살아오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풍경과 감정을 그림에 담아냈다"며 "푸른 백년송처럼 흔들림 없이 계속 그림을 그려가고 싶다"고 했다.

옥천군은 충북 도내 최초로 2022년 문화진흥기금 조례를 제정한 뒤 30억 원 규모 기금을 조성해 지역 예술인과 문화단체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은 기금 이자 수입과 충북문화재단 지원금을 활용해 전시·공연·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화예술팀 담당자는 "문화예술은 지역의 기억과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물에 잠긴 고향의 기억과 대청호의 풍경, 그리고 한 농부 화가가 평생 품어온 삶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옥천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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