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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5.20 13:34:27
  • 최종수정2026.07.21 14:24:38
[충북일보] 초파일이 다가오면 불두화가 핀다. 꽃이 핀 모습이 동글동글 곱슬곱슬 말려있는 부처님 머리를 닮아 불두화라고 했다. 이 불두화가 수국이나 백당나무와 아주 비슷하다. 또 최근에 도입된 원예종인 설구화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백당나무는 산분꽃나무과의 낙엽관목이다. 다른 이름으로 개불두화, 까마귀밥나무, 민백당나무, 수국백당나무 등이 있다. 헛꽃을 옆에서 보면 흰 꽃이 작은 단이나 계단을 이룬 것 같아서 하얀꽃(白)이 단(壇)을 이루는 나무라는 뜻으로 백단나무라고 하다 백당나무가 됐다고 한다. 유기억 교수는 백당나무라는 이름의 어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흰색의 꽃이 피는 당분이 많은 나무라는 뜻인 것 같다. 이 꽃을 찾아오는 벌이나 나비가 많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 다른 해석으로 꽃이 백색이고 불당 앞에 많이 핀다고 '백당나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고 하는데 이는 좀 억지 해석인듯하다. 꽃이 아름다워 정원수로도 자주 심는 편이다. 꽃말은 '마음'이다. 백당나무와 가까운 식물로 덜꿩나무, 설구화, 가마살나무, 분단나무 등이 있는데 여기서는 백당나무와 불두화 그리고 설구화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백당나무는 진짜꽃 주위로 가짜꽃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넓적한 접시 같이 생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접시꽃나무'라고도 부른다. 안쪽은 아주 작은 꽃들이 빽빽하게 모여있고 바깥쪽은 좀 넓은 꽃잎처럼 보이는 꽃이 피어있다. 안쪽에 있는 꽃이 암·수술, 꽃잎이 갖춰진 진짜꽃(유성화)으로 나중에 열매가 달린다. 바깥쪽 넓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닌 가짜꽃(헛꽃, 꾸밈꽃, 장식화-무성화)이다. 왜 이런 구조를 하였을까. 자세히 보면 안쪽의 진짜꽃은 많다. 이 꽃 하나하나가 커다란 꽃잎을 만들어 벌·나비를 유인하는 것보다 공동으로 바깥쪽에 커다란 헛꽃을 만들어 곤충을 유인하는 것이 식물 전체로 보아 훨씬 경제적인 것이고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을 보면 식물도 경제를 알고 있는 것 같다. 그 결과 백당나무는 가을에 예쁜 빨간 열매를 많이 만들어 낸다. 그 열매는 배고픈 산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짜꽃(헛꽃)은 산수국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백당나무의 가짜꽃만 잔뜩 피게 만든 원예종이 불두화인 것이다. 불두화의 학명은 Viburnum sargentii for. sterile로 for는 품종이라는 뜻으로 백당나무의 한 품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불두화는 백당나무와 다 같은데 꽃만 다르다. 꽃에 꿀샘도 없고 향기도 없으니 벌·나비가 찾아오지 않고 가짜꽃만 피웠으니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 열매가 없으니 씨로 번식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학명에 sterile(불임)이 붙었다. 그러나 다행이 꺽꽃이나 휘’V이, 포기나누기로 번식을 할 수 있다. 불두화의 작은 꽃 하나는 5개의 꽃잎이 달려 있는데 이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축구공이나 눈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불두화의 영어 이름은 'snowball tree'다. 접시 모양의 백당나무 꽃과는 다르게 불두화 꽃은 동그란 공 모양이다. 그래서 큰접시꽃나무라고도 한다. 꽃의 모습이 수국과 비슷해 백당수국, 수국백당이라고도 한다.
설구화는 불두화와 같은 시기에 피며 꽃도 같은 모양이라 구별하기 쉽지 않다. 설구화는 원예종으로 개발한 식물로 '눈으로 만든 공'처럼 둥글고 하얀 꽃이 피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일본어로는 '오데마리(大手毬)'라고 하는데 큰 공 모양의 장식물을 뜻하며 영어로 'Japanese Snowball'로도 불리는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설구화와 수국, 불두화는 꽃 모양이 아주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는 않지만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수국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식물로 산분꽃나무과에 속하는 불두화·설구화와는 전혀 다른 종이다. 불두화와 설구화는 4~5월에 개화하지만 수국은 6~7월에 꽃을 피운다. 잎의 형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나는데 불두화는 잎끝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설구화는 주름이 깊게 잡힌 반면, 수국은 타원형에 가깝고 광택이 있는 매끄러운 잎을 가진다. 또 수국은 토양 산도에 따라 꽃 색이 다양하게 변하는 특징이 있지만, 불두화와 설구화는 주로 연녹색에서 흰색 계열로 변화한다. 또한 불두화와 설구화는 대부분 헛꽃만 있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반면, 일부 수국은 양성화를 통해 열매를 맺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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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당나무열매.

ⓒ 우래제
필자의 시골집에는 오래된 불두화가 한 그루 있다. 꽃이 많이 달리면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가 처지곤 해 매년 가지를 잘라주지만, 그때마다 다시 많은 새순이 올라온다. 그런데 그 옆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백당나무가 자라났다. 불두화에서 자란 새순이라면 같은 종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다른 종이 나타난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감나무도 있다. 감나무는 보통 고욤나무에 접붙여 재배하는데, 뿌리에서 새순이 올라올 경우 이론상으로는 고욤나무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감나무 새순이 자라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다른 부분에서는 고욤나무가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생물은 이론처럼 단순하게만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변이를 보여준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주변의 생명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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