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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했던 퇴계 시판의 빈자리…황간 가학루에 다시 시가 새겨졌다

황간향교, '황간 가학루' 시비 제막…지역 유림·명필가 재능기부로 문화유산 복원 첫 결실

  • 웹출고시간2026.05.19 16:06:07
  • 최종수정2026.05.19 16:06:17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황간향교 유림과 주민들이 지난 17일 영동 황간 가학루에서 열린 퇴계 이황 선생 ‘황간 가학루’ 시비 제막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일보] 500년 가까운 세월을 건너 전해온 퇴계 이황의 시가 다시 영동군 황간 가학루에 새겨졌다. 오래전 도난당해 사라졌던 시판의 빈자리를 지역 유림과 주민들의 손으로 되살린 것이다.

퇴계 이황 선생의 '황간 가학루' 시비 제막식이 지난 17일 황간향교 가학루에서 열렸다.

이날 제막식은 황간향교 관계자와 지역 유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손병국 전교 인사말과 경과보고, 시비 제막, 비문 낭독 순으로 이어지며 퇴계 선생의 발자취를 기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퇴계 선생은 조선 중종 38년인 1543년, 둘째 아들의 혼사 문제로 의령을 다녀온 뒤 한양으로 향하던 길에 황간현에 머물렀다. 당시 가학루에 올라 주변 풍광을 바라보며 중국 양나라 은둔 사상가 도홍경의 삶을 떠올렸고, 그 뜻을 담아 '황간 가학루'라는 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가학루에는 한때 퇴계 선생의 시판이 걸려 있었지만 오래전 도난당하면서 지역 유림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이후 황간향교와 도산서원 측에서는 퇴계의 흔적과 가학루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 시비 조성은 지역 유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재능기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지역 명필가인 안병찬 선생이 퇴계 선생의 시를 다시 쓰는 재능기부에 참여했고, 황간향교와 지역 유림들이 힘을 모아 시비 건립을 추진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가학루에 전해 내려오던 명현들의 시문을 복원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단순 시설 정비가 아니라 지역 역사문화 자산을 주민과 유림이 직접 복원하고 계승했다는 평가다.

황간향교 손병국 전교는 "늦었지만 퇴계 선생의 발자취와 지역 문화유산 가치를 되살리는 뜻깊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가학루와 관련된 역사문화 자산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동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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