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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는 진화하는데… 피해자 보호제도는 제자리

  • 웹출고시간2026.05.14 17:37:54
  • 최종수정2026.05.14 17:37:54
[충북일보] 최근 보이스피싱 등 조직형 금융범죄 수법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 제도는 범죄 수법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예방과 검거 중심 대응을 넘어 피해 회복과 사후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1~2024년) 도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피해 규모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천171건이던 발생 건수는 2022년 767건, 2023년 678건, 2024년 665건으로 해마다 줄었다.

반면 피해액은 2021년 343억 원에서 2023년 145억 원까지 줄었다가 2024년 다시 352억 원으로 급증했다.

발생 건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피해액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이 고령층과 자산 보유층을 겨냥한 '정밀형 범죄'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단양에서는 검찰을 사칭한 조직이 "범죄에 연루됐다"며 60대 피해자를 속여 2억3천만 원을 가로챘고, 제천에서도 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로 2억5천만 원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카드 배송 사고를 빙자하거나 금융기관·검찰·금융감독원을 사칭해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복합형 범죄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 대표번호와 유사한 발신번호를 사용하거나 가짜 공문과 신분증을 보내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일반 시민이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범죄가 고도화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범죄 수법은 첨단화되고 있지만 피해자 보호 체계는 여전히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피해자가 직접 신고해야 지급정지 절차가 가능하고, 환급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피해금이 가상자산이나 간편결제 플랫폼 등 비금융권으로 이동할 경우 사실상 추적과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되레 형사적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조직이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하거나 피해자 휴대전화를 악성 앱으로 장악하면서 피해자가 범죄 공범으로 의심받는 구조적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피해자 구제 제도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2019년 개정된 부패재산몰수법은 보이스피싱이나 다단계 사기 등 조직형 사기 범죄에 대해 국가가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활용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범죄수익 추적과 몰수 절차가 여전히 복잡하고, 범죄자들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빼돌리는 경우가 많아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에 피해자 지원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충북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상 디지털 금융 범죄에 취약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상담 시스템'이나 금융·수사기관 연계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은 단순 전화 사기를 넘어 악성 앱과 메신저, 가짜 사이트까지 결합된 조직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며 "예방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와 신속한 회복 중심의 대응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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