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8.7℃
  • 맑음강릉 18.5℃
  • 맑음서울 21.1℃
  • 구름많음충주 20.2℃
  • 맑음서산 18.5℃
  • 구름많음청주 22.7℃
  • 구름많음대전 19.9℃
  • 맑음추풍령 16.1℃
  • 맑음대구 18.4℃
  • 맑음울산 17.8℃
  • 구름많음광주 20.4℃
  • 구름많음부산 21.3℃
  • 구름많음고창 17.5℃
  • 박무홍성(예) 19.2℃
  • 흐림제주 22.8℃
  • 흐림고산 22.7℃
  • 맑음강화 18.8℃
  • 구름많음제천 16.4℃
  • 구름많음보은 17.0℃
  • 구름많음천안 17.8℃
  • 맑음보령 19.2℃
  • 구름많음부여 18.4℃
  • 구름많음금산 16.6℃
  • 흐림강진군 20.0℃
  • 맑음경주시 16.2℃
  • 구름많음거제 19.8℃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6.05.14 16:16:30
  • 최종수정2026.05.14 16:16:30

임가영

전 충북교육청비서관·전 기자

명단 밖으로 밀려난 뒤에야 나는 다시 내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참 묘한 게 항상 그랬던 것 같다. 평상시에는 일에 쫓겨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하다 꼭 상실을 경험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글을 쓰러 왔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기자를 그만두고 난 직후에도, 교육청을 그만두고 나서도, 호기롭게 도전했던 정치에 쓴맛을 보고 내가 찾았던 곳은 늘 노트북 앞이었다. 4년 전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리고 지금까지 160편의 글을 썼다. 다시 읽어보니 얼굴이 후끈거려 미치겠다. 도마 위 생선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듯,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들이 파닥파닥 뛰는 글이었다. 글이라고 하기에는 낯 뜨거운 나의 성장 서사 정도랄까· 상실 직후 마음에 응어리처럼 남아있었던 원망과 분노, 허탈과 자책, 익숙한 것과의 이별과 새로운 일에 대한 불안과 희망, 옛사람들과의 정, 낯선 곳에서의 두리번거림이 글 속에는 녹아있었다. 어쩔 때는 예전에 썼던 글들을 좀 고쳐볼까도 생각했었지만 이 또한 나의 기록이기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글을 쓴다는 건 흐트러졌던 생각들을 한 자 한 자에 담아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 이 과정을 지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저 밑바닥 어디에서부터 차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내 글을 공유하는 건 세상에는 이기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패배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용기를 내 다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주로 향하는 아침 첫 비행기를 탔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감정이 내 온몸을 짓누르는 상태에서. 여행을 갈 때면 늘 창밖의 솜털 같은 구름을 보며 설레는 여정을 기대했었는데,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그리고 내 옆에는 복받치는 울음을 꾹꾹 누르며 어깨를 들썩이는 한 남자가 있다. 시어머니가 제주 여행 중 갑자기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머리도 감지 못한 채 헐레벌떡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유난히도 맑은 오월의 제주 풍경을 스쳐 지나 도립대학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계실 줄 알았는데 시간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았다. 처음 겪어 본 가족의 죽음 앞에서 하루가 일 년 같은 시간을 보내며 나와 가족들은 또 한 뼘 자라났다.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아픈 이별 뒤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듯 인간은 크나큰 상실을 겪고 나서야 지난날을 후회하고 몸부림치며 자신을 돌아본다.

20년 넘게 커트 머리를 고수해 왔는데 올초부터 이어진 도전과 실패, 상처를 지나온 시간만큼 머리가 자라났다. 자로 잰 듯 조금만 머리가 삐져나와도 미용실로 달려갔었는데 이제는 머리가 한쪽으로 뻗어도, 드라이가 덜 돼도 씩 웃고 만다. 내가 정해 놓은 틀 안에 나를 가두지 말고 조금만 여유를 갖고 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글을 쓴다. 하나 더, 겹겹이 시간을 지나고 나니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사람이란 걸 깨닫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결과보다는 과정, 말보다는 표정,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게 끝났다고 이야기해도 끝난 뒤의 시간들을 기록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려고 한다. 아직은 채널명 '가영뷰(Ga young view)'로 정하고 1회 구성안 정도 써봤지만, 결국 남는 건 우리가 지나온 시간에 대한 기록,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기록이란 걸. 오랜만에 다시 희망이 차오른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