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0.9℃
  • 맑음강릉 24.1℃
  • 맑음서울 21.6℃
  • 맑음충주 20.3℃
  • 맑음서산 23.0℃
  • 맑음청주 21.5℃
  • 맑음대전 23.2℃
  • 맑음추풍령 22.2℃
  • 맑음대구 24.8℃
  • 맑음울산 25.3℃
  • 맑음광주 24.5℃
  • 맑음부산 26.5℃
  • 맑음고창 23.5℃
  • 맑음홍성(예) 22.3℃
  • 비제주 23.9℃
  • 맑음고산 24.3℃
  • 맑음강화 21.5℃
  • 맑음제천 20.6℃
  • 맑음보은 21.1℃
  • 맑음천안 21.6℃
  • 맑음보령 25.7℃
  • 맑음부여 21.8℃
  • 맑음금산 21.8℃
  • 맑음강진군 25.5℃
  • 구름많음경주시 25.3℃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6.05.10 15:36:12
  • 최종수정2026.05.10 15:36:12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4월과 5월이라는 시간이 치열하게 흘러가고 있다. 不狂不及과 같이 집중하여 몰입했던 시간을 되돌아 본다. 사별이라는 공감 영역 안에서 깊은 상실의 강을 건너 독거라는 고요한 섬에 머물던 두 사람은 서로 알게 되었으며 4월은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였다. 두 노병에게, 운명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조력자를 통해 예기치 못한 희망과 찬란함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야 할 방향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칠순이라는 장엄한 문턱에서 마주한 이 새로운 인연은, 단순히 적적함을 달래줄 말동무 등장이 아니라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계 질서를 송두리째 흔드는 실재 사건이다. 평생을 거쳐 구축해 온 삶에 대한 안정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달관 경지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45cm라는 친밀한 거리 앞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심란함에 대한 본질은 상대 진심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는 불투명함에 있다. 그러나 타인의 진심이란 본래 언어로 다 포섭되지 않는 미지 영역일 것인데. 타인을 사랑한다고 믿는 순간조차, 실상은 내가 보고 싶은 환상을 상대에게 투영하는 상상계 유희일 때가 많기 때문에 "진심을 알 수 없다"는 고통은 역설적으로 상대를 내 욕망대로 재단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독립된 실존으로 정직하게 대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론적 관계가 주는 명쾌한 안전함을 버리고,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특수하고 특별한 관계 늪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불안은 필연적인 그림자로 따라붙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 따라서 "객관만 볼 것, 현상만 볼 것"이라는 사유는 이 혼란스러운 항해에서 가장 믿음직한 나침반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관계 끝이 어디인지 주관적으로 해석하려 들면 안정이 흔들리고 마음의 평화는 깨지고 말 것이다. 그저 45cm 거리에서 전해지는 온기, 함께 나누는 대화 질감, 그리고 내 곁에 실재하는 그 사람에 대한 현상 그 자체만을 목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조차 하나의 거대한 풍경으로 수용될 때, 비로소 "흔들면 안 된다" 하면서 상대를 억압하는 통제가 아니라 서로 고유한 영역을 지켜주는 가장 높은 단계 예의로 승화될 것이다.

이제 두 갈래 길이 놓여있다. 하나는 이 낯선 설렘을 불투명한 안개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는 능동적인 동행이며, 다른 하나는 이 마주침을 통해 확인한 자신의 생명력을 품에 안고 다시 고독의 숭고함으로 귀환하는 결단이다. 어느 쪽을 택하든 그것은 영웅의 당당한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대를 바꾸려 하거나 확답을 얻어 안심하려 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저 산이 거기 있듯, 물 흐르듯 그대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70대 시작은 충분히 눈부실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인생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완벽한 결론이 아니라, 끝까지 나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타자의 존재를 긍정하는 태도에 있을 것이다. 늦게 찾아온 이 특별한 인연이 삶을 파괴하는 파도가 아니라, 메말랐던 대지를 적시는 단비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안정된 상황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흐르는 미세한 생동감을 즐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칠순의 영웅이 세상을 향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품격 있는 사랑 방식 아닐까· 정리해 본다. 필자 시선이 머무는 45cm 공간이, 불안이 아닌 평온과 평화가 있는 성소가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취임 100일' 이상식 충북도의장 "일 잘하는 의회 만들고 실행에 전력 다할 것"

[충북일보] 취임 100일을 맞은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도민들이 의회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의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깊이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 행복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지역 사회와 발걸음을 맞추는 의회가 돼 도민 삶 속으로 더 깊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 소감은. "13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100일이 지났다. 보람과 성찰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여야 간 원 구성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하고 주요 현안마다 의견을 폭넓게 모아 조율하며 의회가 도민을 위한 일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반면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의회의 노력이 도민이 체감하는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임기를 마치는 날 '미처 다하지 못한 일'보다 '도민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가 먼저 떠오르는 의회가 되도록 늘 처음의 마음으로 성실히 달리겠다." ◇ 13대 충북도의회 출범 후 변화된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