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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26 16:11:03
  • 최종수정2026.04.26 16:11:0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는 본래 충주군 생동면의 지역인데 고종 광무 10년(1906)에 음성군에 편입되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지비천리(知非川里), 곤지리(昆池里), 말마리(秣馬里) 일부를 병합하여 이곳에 있는 팔성산(八聖山)의 이름을 따서 팔성리(八聖里)라 해서 생극면에 편입되었다.

팔성산은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와 임곡리, 관성리, 그리고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성리에 걸쳐 있는 산으로, 임진왜란 때 향토방위를 위해 인근 주민들이 쌓은 성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 산 이름은 여덟 번 싸워 여덟 번 모두 승리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으며, 원래 '팔승산(八勝山)'이었으나 후에 '팔성산(八星山, 八聖山)'으로 변했다고 한다.

팔성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팔성산성은 삼국시대의 산성으로, 해발 약 378m에 자리잡고 있다. 토축 및 토석혼축으로 축성된 테뫼식 말안장 모양(마안형)의 산성으로, 성벽의 둘레는 약 500~600m 정도로 추정되며 성 내부는 지형상 평지를 활용하기 어려워 안부 평지를 이용했다.

옛 문헌에는 기록이 거의 없으나, 1942년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 에 토축 산성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성안에서는 삼국시대 토기편이 출토되어 그 시대의 유적으로 확인된다. 현재 성벽 대부분은 무너져 있으며, 남쪽과 서쪽 치성 부근에는 토석 혼축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러면 팔성산이라는 지명은 어떤 의미를 가진 말에서 유래한 이름일까·

팔성산이란 지명이 예전에는 한자로 팔성산(八星山)이라고도 표기되었던 것을 보면 원래 '팔성산(八聖山)'이 아니라 처음에는 '팔성산(八星山)'이라 표기하였다가 지명의 의미를 미화하기 위하여 후대에 '팔성산(八聖山)'으로 바꾼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팔성산(八星山)'에서 '팔(八)'과 전국에 지명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성산(星山)'을 분리해 볼 수가 있다.

'성산(星山)'이라는 지명은 대한민국 여러 지역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성산 일출봉'을 비롯하여, 경남 창원시 성산구,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전북 군산시 성산면, 경북 고령군 성산면, 경남 창녕군 성산면,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등 여러 읍면동의 행정 지명과 자연 지명으로 존재한다.

이들 성산(星山)이라는 지명의 한자 표기 전의 자연 지명은 한결같이 '별뫼'이며 그 의미는 '벼랑이 있는 산'이다. 전국의 지명에서 '벼랑산'이 '바랑산, 발왕산'으로 변이된 지명을 많이 찾아볼 수가 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발왕산(해발 1,458m)은 산세가 험하고 높아서 한자로 '발왕산(發王山)'이라 표기하였고, 경남 산청군의 '바랑산'과 충남 농산시 양촌면의 '바랑산'은 산의 생김새가 스님이 짊어진 바랑과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논산의 대둔산은 산세와 경관이 뛰어나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산인데 대둔산 줄기에 있는 산의 이름을 바랑산이라도 부르는 것은 바랑산이 고유명사가 아니라 벼랑이 많은 산이라는 의미를 가진 일반 명사로 사용되다가 지명으로 정착된 것으로 짐작이 된다.

'바랑산'이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비룡산(飛龍山)'으로 변이된 곳도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유천리, 경북 예천군 용궁면 향석리, 경북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가현리,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전북 정읍시 산내면 두월리, 경북 청도군 매전면 용산리, 경남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부산시 남구 용호동, 경남 창녕군 부곡면 구산리 등 여러 지역에 나타난다.

그밖에도 전남 화순군 동면 청궁리와 전북 완주군 삼례읍 신금리의 '별산', 충북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음성군 금왕읍 용계리의 '벼락재',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의 '병막산' 등에서는 '벼랑'이 '벼락, 별, 병'으로 변이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팔성산의 '성산(星山)'은 '별뫼(벼랑이 있는 산)'의 의미로 보이며 한자로 '성산(星山)'이라 표기하면서 '성산(聖山)'으로 미화하게 되니 원래의 의미를 잃게 되었으므로 '별미(별뫼)'라 부르는 '성산(聖山)'이라 하여 '별성산 → 발성산 → 팔성산'으로 변이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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