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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회, 경로당 예산 7억여 원 전액 삭감 "기준 없는 일괄 지원 부적절"

추경안 심사서 제동, 행정 원칙·재정 형평성 논쟁 확산, 시 "현장 요구 반영" 맞서

  • 웹출고시간2026.04.23 12:13:16
  • 최종수정2026.04.23 12:13:19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제천시의회 전경.

ⓒ 제천시의회
[충북일보] 제천시가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 경로당 지원 예산이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정책 방향과 행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제천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 21일 열린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경로당 환경개선사업비' 6억8천6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해당 예산은 지역 내 343개 경로당에 각각 200만 원씩 똑같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편성된 것이 특징이다.

삭감의 핵심 배경은 지원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사업 대상과 필요 수준에 대한 구체적 기준 없이 같은 금액을 일괄 지급하는 구조가 행정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일부 의원들은 "시설 노후도나 이용 인원 등 객관적 지표 없이 동일 금액을 배분하는 것은 정책적 판단이라기보다 단순 배분에 가깝다"며 "이 같은 방식이 반복된다면 재정 운용의 신뢰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산은 기존 운영 기준과의 충돌 문제도 불거졌다.

시는 그동안 경로당 시설 개보수 지원을 3년 주기로 시행해 왔으나 이번 사업은 해당 주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에서 별도의 기준 변경 없이 추가 편성됐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일각에서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지 못한 채 예산이 편성되며 행정 일관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책의 의도와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함께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경로당 내 냉난방기, 가전제품 교체 등 시설 개선 요청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긴급성을 고려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지원 주기를 유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정책 간 균형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청년 인구 유출과 여성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관련 예산 확대는 제한적이나 고령층 대상 사업은 반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심사에서는 경로당 관련 또 다른 사업인 '점심 제공 지원사업 영상 공모전' 예산 역시 전액 삭감됐다.

시의회가 고령층 지원 정책 전반에 대해 재검토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청년단체 관계자는 "단기적 지원보다 인구 구조 개선을 위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책 방향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닌 행정 기조를 둘러싼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정 계층 중심의 지원 방식과 재정 운용 기준이 향후 지방선거 국면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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