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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Vs개악' 농협법 개정안 논란 가열… 충북 등 전국서 반발 확산

중앙회장 직선제·외부 감사기구 신설 등
"협동조합 본질과 자율성 훼손 우려"
조합장 96% 직선제 반대… 직선제 통한 '정치판' 우려

  • 웹출고시간2026.04.20 17:35:34
  • 최종수정2026.04.20 17:35:34
[충북일보]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현장 반발이 충북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합원 직선제 도입과 외부 감사기구 신설이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오는 2028년부터 전국 조합원 187만 명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하는 농협법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와함께 별도 법인 형태의 감사위원회 신설과 정부 감독권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정은 지방선거 이전 국회 통과를 목표로 심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성급한 정책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충북농축협발전협의회는 지난 3월 30일 정기총회를 열고 농협법 개정 반대 건의문을 의결했다.

협의회는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입법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고 촉구했다.

충북농축협발전협의회장은 당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 법인 분리 등 현재 논의 중인 개정안을 두고 조합장들의 우려가 크다"며 "협동조합의 본질과 자율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직선제가 자칫 농협을 '정치판'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농협이 변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크게 걱정된다"며 "인지도가 높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정치권 인사가 유리해질 수 있고, 선거 과열이나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발은 충북에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은 최근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명서와 건의문을 채택했다. 일부 지역 조합장들도 잇달아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천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71명 중 96.1%는 중앙회장에 대한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반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와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에 대해서도 각각 96.8%, 96.4%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는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 비용 부담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선거 비용이 300억 원 이상으로 크게 늘 수 있고, 이 같은 재정 부담이 결국 농민 지원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감사위원회 외부 법인화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헌법상 결사의 자유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협동조합 자율성 원칙을 근거로, 정부의 감독권이 확대되면 농협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개혁안이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사실상 농협을 정부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1일 오후 농협 조합장·조합원 2만여 명은 여의도 공원 인근에서 개혁안 반대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농협 개혁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전국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설명회는 경상권, 충청·전라권, 경기·강원권으로 나눠 총 3차례 진행되며, 오는 24일 청주 농협 충북지역본부에서 충청·전라권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열린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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