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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20 19:32:01
  • 최종수정2026.04.20 19:30:15
[충북일보] 정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당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이 지역 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이 사실상 부활하게 된 셈이다. 거대 양당에 더욱 유리한 환경 조성이 가능해졌다.

지구당은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사라졌다. 이때부터 현역 국회의원들만 지역구에 사무실을 두고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위원장,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지역구를 관리하고 있다. 일종의 지역책임자다. 그러나 원외 책임자는 선거 때 후보가 돼야 사무실을 열 수 있다. 그게 아니면 사무실을 열거나 정당 활동을 할 수 없다. 현역 의원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도 여기다. 지구당 부활 의견은 꾸준히 제기됐다. 2024년엔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에 공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돈 선거의 우려가 더 컸다. 결국 없던 일이 됐다. 2년이 지나 여야가 느닷없이 정당법을 개정했다. 원외 위원장도 지역에 사무소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국회의원을 내지 못한 지역구에서도 사무소를운영을 통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누가 봐도 2028년 총선을 바라보고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생긴 결과다. 지구당 부활을 위한 사전작업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구당은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 폐지됐다. 여야는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거대 양당의 기득권 강화를 위한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과거 지구당은 정경 유착의 진원지로 비판을 받았다. 지역구의 유력인사들은 후원금을 매개로 지구당 위원장과 유착해 이권을 챙기곤 했다. 지구당 위원장은 이들을 선거조직으로 활용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차떼기 사건'은 유명하다. 불법 대선 자금을 트럭으로 받은 희대의 사건이다.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지구당과 관계돼 더 특별하다. 앞서 밝힌 대로 원외 지역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의 활동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는 논의는 자주 있었다. 그때마다 공감을 얻지 못했다. 긍정적 영향보다 더 큰 부정적 영향 때문이다. 지구당 부활은 이번 정개특위 안건으로 언급된 적이 거의 없었다. 22년 전 지구당 폐지 당시와 정치 상황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다 난데없이 지난 17일 여야 합의문에 등장했다. 공론화 과정도 없이 여야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 민생과 정책에는 극단적 대치를 이어온 여야다. 허나 이번엔 달랐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는 야합을 마다하지 않았다. 느끼기에 따라 기습적이다. 쇄신책 하나 없는 상황에서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여야는 과거의 돈 선거 온상이었던 지구당과는 다르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어이없는 소리라서 웃음만 나온다.

물리적 공간이 생기면 관리 비용과 운영 인력은 필수적이다. 음성적인 자금 유입이나 공천을 미끼로 한 유착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여야는 22년 전 낡은 정치를 개혁하려고 지구당을 없앴다. 그런데 22대 국회가 부활을 예고했다. 낡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지구당 설치 문제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거대정당이 의기투합해 함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세부적인 쇄신안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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