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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 "아파도 바로 못 간다"…병원 문턱 여전히 높아

청주 청각장애인 1천명 대비 통역사 7명
의사소통·통역 부족에 의료 접근성 제한
청주김안과, 수어 교육으로 변화 시도

  • 웹출고시간2026.04.20 17:52:19
  • 최종수정2026.04.20 17:53:02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청주시 서원구 김안과의원에서 농아인 환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편안한 진료를 위해 수어 통역 전담 직원들이 진료실에서 전문의와 함께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청각장애인들이 의료기관 이용 과정에서 통역 인력 부족과 의사소통 한계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농아인협회 수어통역센터에 따르면 청주 지역에서 수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약 1천 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을 지원하는 수어통역사는 7명에 불과하다.

이렇듯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인력 구조로 인해 청각장애인은 통역사 일정에 맞춰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

실제로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두통 등 증상이 발생해도 통역사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례가 많다.

청주의 한 농아인은 "아파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없고 통역사 일정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급한 상황에서는 답답함과 불안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당일 진료가 어려워 하루 이틀을 기다린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반복되고 있다.

청각장애인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다.

수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농인은 필담만으로 접수부터 진료까지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

이로 인해 증상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통역이 없을 경우 검사나 치료 과정에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해 불안을 겪는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청각장애인은 수어통역사 동행 없이는 병원 이용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부 병원에서는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청주김안과는 지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어 교실'을 운영하며 농아인 환자와의 소통 개선에 나섰다.

해당 교육은 진료 과정에서 반복되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체감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병원은 한국농아인협회 청주시지회와 협력해 수어 교육을 정식으로 개설했으며, 직원들은 매주 진료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본적인 인사와 응대가 가능한 수준의 수어를 익혔다.

교육 이후 병원 현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직원들이 먼저 수어로 인사를 건네며 환자를 맞이하는 모습이 늘었고, 농아인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도 완화됐다는 평가다.

수어 교육을 제안한 한 직원은 "처음에는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몰라 솔직히 망설였지만 이제는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됐다"며 "환자들이 웃어주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청주시농아인센터 관계자는 "직원들이 수어로 먼저 인사만 해주셔도 도움이 된다"며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어 병원에서 늘 긴장을 하던 농아인들이 긴장감을 조금은 내려놓고 진료를 볼 수 있다고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먼저 수어 교육을 요청하고 진행한 사례는 드물다"며 "이 같은 시도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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