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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은 자리…큐대 하나로 다시 선 세상"

46회 장애인의 날…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충북 장애인 고용 모델 제시… 13개 종목 59명 선수 활동 중
당구팀 이강우 선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종목"
김희진 감독 "장애인 전용 당구 훈련장 필요해"
에코프로, 도장체 기부금 2천500만 원 전달
 

  • 웹출고시간2026.04.19 15:58:00
  • 최종수정2026.04.19 15: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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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당구팀이 당구 큐를 모아들고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모두가 함께 세상 밖에서 어울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충북 기업 장애인 고용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스포츠를 통한 자아실현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이 있다. 지난 2019년 2월, 6개 종목 23명의 선수로 첫발을 내디딘 스포츠단은 현재 당구, 볼링, 육상, 사격 등 총 13개 종목에서 59명의 선수가 소속돼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온누리스포츠단은 체계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 내 장애 친화적 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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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체전 등에 충북 대표로 출전하는 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당구팀 이강우 선수가 청주의 한 당구장에서 작업용 의수로 큐를 잡고 왼발을 당구대 위에 올려 공을 겨냥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선수는 두 팔이 없는 중도 장애인으로, 왼쪽에는 장식용 의수, 오른쪽에는 작업용 의수를 착용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스포츠단 내에서도 당구팀 이강우(57) 선수의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1991년 군 복무 중 사고로 양팔을 잃은 그는 1년 가까이 은둔 생활을 하며 절망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를 세상 밖으로 이끈 것은 사고 전 즐겨 쳤던 당구였다.

이 선수는 오른손 대신 의수(갈고리)에 큐대를 걸고, 왼발을 당구대 위에 올려 지지대로 삼는 자신만의 공법을 개발했다. 초기에는 경기 중 다리에 쥐가 나 기권하기도 했으나, 직접 큐대를 깎고 매일 스트레칭을 반복하며 한계를 넘었다. 이 선수는 2011년 전국장애인체전 우승에 이어 지난해 도민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강우 선수는 "당구는 핸디캡 제도가 있어 비장애인과도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종목"이라며, "동아리 활동부터 전문 체육도 할 수 있는 종목인데다 비장애인들과 같이 어우러져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 나이가 들어도 날씨가 좋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매력적"이라며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를 독려했다.

온누리스포츠단의 핵심은 선수 전원을 '정직원'으로 채용한다는 점이다. 선수들은 매일 4시간의 의무 훈련을 소화하며 이를 근로 시간으로 인정받는다. 선수들이 생계 걱정 없이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 선수는 "선수 활동을 통해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라며 "장비와 재정 지원으로 선수들은 연습하고 대회에 매진할 수 있으니 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당구팀에는 장석후, 윤종인, 이강우, 최동영, 김문수, 박종경 선수와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 중인 김희진 감독까지 총 7명이 소속돼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팀 선수들은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청주 율량동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중 이강우 선수는 증평에서 버스로 매일 왕복하며 주 5일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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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온누리스포츠단 당구팀 김희진 감독이 선수들과의 훈련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김희진 감독 또한 충주에서 청주를 오가며 선수와 감독, 행정가라는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다.

김희진 감독은 "에코프로와 도 장애인체육회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당구라는 종목 특성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는 편인데 이제는 안정적인 급여 덕분에 일상적인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환경은 자연스레 성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전국체전 당구 종목의 등급이 휠체어와 스탠딩 부문에서 세부 체급별로 더욱 정교하게 나뉘는 규정 변화가 예고되며 선수단은 이에 맞춘 맞춤형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당구 종목 최소 2개에서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세분화되는 등급에 맞춰 선수들의 기량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현재 지역 장애인 당구 선수들은 전용 구장 없이 일반 구장을 대여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충북은 타 지역에 비해 장애인 전용 당구 훈련장이 열악하다"며 "장애인 전용 당구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짚었다.

장애인의 날, 이강우 선수가 발로 밀어 넣은 것은 단순히 당구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는 희망이었다. 에코프로는 앞으로도 선수들이 장애라는 장벽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강우 선수는 "예전처럼 장애인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도움을 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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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가 지난 17일 충북장애인체육회에 지역 장애인 체육 발전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강태원 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최상운 에코프로 경영지원본부장, 이민성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는 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17일 청주 지역 장애인 체육 발전을 위해 충북장애인체육회에 기부금 2천500만 원을 전달했다. 또한 온누리스포츠단 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에게 응원 간식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견 없이 어울리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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