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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만 29억 들인 옥천 유채꽃밭, 올해도 '빈 밭'…축제 3년째 무산

한 번 피고 멈춘 꽃…파종·보식 반복에도 실패, 대안은 어디에?

  • 웹출고시간2026.04.16 17:18:38
  • 최종수정2026.04.16 17: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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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옥천군 동이면 금강 친수공원 일원에서 유채꽃단지 기반시설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당시 축제 활성화를 목표로 조성됐지만, 이후 작황 부진이 반복되며 축제는 3년째 무산됐다.

ⓒ 옥천군
[충북일보] 최근 옥천군 동이면 금강 친수공원. 축구장 4개 규모(8만3천㎡) 유채꽃 단지는 봄철 절정을 앞두고도 꽃 대신 잡초만 무성했다. 노란 물결을 기대했던 공간은 올해도 '빈 밭'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향수옥천 유채꽃 축제'는 결국 취소됐다. 2023년 첫 행사 이후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무산이다. 축제 담당부서인 문화예술팀은 "겨울철 이상 저온(냉해)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미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유채꽃 단지는 2019년 지역 주민들과 동이면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조성한 뒤, 2023년 한 차례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주목받았다. 이후 방문객이 늘면서 편의시설 부족 민원과 여론이 생기자, 옥천군은 지난해 9개 읍면을 대상으로 한 '주민 주도형 균형발전사업'을 통해 이 일대에 진입도로와 마을광장, 휴게시설 등을 갖추는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만 29억 원이 투입됐다. 단순 경관을 넘어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2년 연속 무산에 이어 올해도 꽃은 제대로 피지 않았고, 결국 축제는 또다시 취소됐다.

그 사이 예산 투입은 이어졌다. 농업정책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채 파종에 약 2천만 원, 올해 2월 추가 보식에 약 500만 원이 들었다. 최근 1년 사이 파종과 보식에만 2천500만 원이 투입됐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업 추진 구조도 복잡하다. 유채꽃단지 기반시설 조성사업은 성장정책과, 유채 파종과 관리는 농업정책과, 축제 운영은 문화예술팀이 맡고 있다. 여기에 동이면과 유채꽃축제추진위원회까지, 사실상 다섯 주체가 나눠 추진하는 구조다.

그러나 정작 방향을 결정할 책임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유채를 계속할지, 다른 작물로 바꿀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고, 문화예술팀 역시 "여러 부서와 추진위원회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결국 사업은 나뉘어 추진되지만 책임은 끝내 흩어진 채 남았다.

금강 수변구역이 냉해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특히 2025년 유채가 전면 동사한 이후 재배 적합성 문제까지 거론됐지만, 이후에도 같은 방식이 반복됐다.

지역에서는 "이제는 유채꽃 중심 축제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리나 메밀 등 기후 적응력이 높은 작물로 전환하거나, 경관 중심에서 체험형 콘텐츠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강 수변이라는 입지 특성까지 고려하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순 보식이나 재파종을 넘어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29억 원을 들여 기반을 만들고, 매년 추가 비용까지 투입했지만 남은 것은 꽃 없는 밭과 3년째 멈춘 축제다. 한때 가능성을 보였던 유채꽃 단지는 결국 '공염불'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옥천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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