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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13 16:18:04
  • 최종수정2026.04.13 17:48:20
[충북일보] 참 혼란스러운 충북지사 선거 정국이다. 시끄럽다. 정말 소란스럽다. 악몽 선거의 미시감과 기시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경선 이후 계속됐다. 여야 다를 게 없었다.

*** 선거 승리 견인차 역할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에서 탈락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심을 신청했다. 물론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 일정은 법원 결정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야의 거듭된 잡음은 충북 정치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잡음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이런 혼란스러움이 충북 정치권에 호재일 수도 있다. 난장판 공천을 공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에게 다시 각성의 기회를 준 셈이다.

역대 충북지사 선거 때 공기와 다르다.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은 늘 성립되진 않는다. 선거는 언제나 치열하다. 치열함은 분명한 호재다. 민심이 늘 옳다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나 독재도 없었을 게다. 도민들이 단단히 별러야 한다. 도민들이 6·3 지방선거를 충북 정치의 변곡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혼란의 역설적 기회다.

선당후사(先黨後事)라는 말이 유행이다. 선공후사를 응용해 만든 조어다. 개인의 이익보다 당의 이익을 중시하자는 캠페인성 용어다. 선당후사는 곧잘 선거 승리로 이어지곤 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은 경선 전의 얘기다. 경선이 끝나고 승부가 결정되면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가 돼야 한다. 그게 정치의 미덕이다.

과거 정치에서 배울 게 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신민당 후보 경선은 아름다웠다. 패배한 김영삼 후보는 '김대중씨의 승리는 우리들의 승리이자 나의 승리다'라며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도 좋은 본보기였다. 이명박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박근혜 후보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두 분 다 마음속까지 승복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유권자에게 경선 패배자의 승복은 신선하다. 때론 아름답기까지 하다. 당연히 응원할 수밖에 없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치 생명을 걸면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다. 사즉생 생즉사(生卽死 死卽生)의 논리다. 작은 것에 집착하면 큰 걸 잃는다. 공든 탑까지 무너트릴 수 있다.

대롱으로 하늘을 봐야 대롱만큼이다. 정치는 쓸모없음의 쓸모까지 보는 시야의 예술이다. 좁은 시야로 대업을 망쳐선 안 된다. 선당후사의 길은 넓다. 충북 정치인이라면 도민을 위해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선당후사의 굳은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 패자의 아름다운 결기

정치인은 험산준령(險山峻嶺)을 자유롭게 파행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큰 정치를 할 수 있다. 선사후사(先私後私)에 집착하면 감당할 수 없다. 역사는 영광과 자존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민심이 동정심이다. 동정심 유발의 근원지는 정치인의 아름다움이다. 충북지사 경선은 곧 끝난다. 경선 패자에겐 선당후사만 남는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아름다움이다. 이제 마지막 퍼즐만 남았다. 6·3 지방선거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고 선거의 꽃은 정당 공천이다. 경선은 후보를 엄선하는 아름다운 과정이다. 패자의 승복과 인정 역시 아름답다. 그중 선당후사의 결기가 가장 아름답다. 그게 민심이 원하고 바라는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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