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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대신 '집' 고쳤다"…영동 집배원의 하루가 바꾼 한 노인의 봄

휴일 반납하고 홀몸노인 집수리…도배·장판·배관까지 전면 개선

  • 웹출고시간2026.04.13 10:46:19
  • 최종수정2026.04.13 10:46:19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한우송 영동우체국 집배원이 양강면 국촌리 한 홀몸노인 가정을 찾아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며 주거환경 개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영동군
[충북일보] 봄꽃이 절정에 오른 지난 주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벚꽃을 찾아 나섰을 시간. 영동군에서는 한 집배원이 꽃 대신 사람을 향한 선택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영동우체국 소속 한우송(58) 집배원은 휴일을 반납하고 홀몸노인 가정을 찾아 주거환경 개선 봉사에 나섰다. 단순한 방문이 아니었다. 수년간 방치된 생활 폐기물과 노후화된 집을 직접 손보는 '집수리 봉사'였다.

그가 찾은 곳은 양강면 국촌리의 80대 독거노인 장모 씨의 집. 집 안팎은 오랜 시간 손길이 닿지 않아 위생 상태가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한 집배원은 폐기물을 치우고, 거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깔았다. 외벽은 다시 칠했고, 싱크대 호스와 밸브도 교체했다.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지만, 집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뀌었다.

'집'은 보통 안락함을 의미하지만, 취약계층에게는 오히려 불편과 고립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특히 농촌 지역 고령층의 경우, 주거환경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봉사는 단순한 미담을 넘어선다.

한 집배원은 평소 업무를 통해 마을 구석구석을 오가며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어왔다. 그 인연은 배달을 넘어 돌봄으로 이어졌다. 말벗이 되어주고, 반찬을 나누고, 때로는 연탄을 나르며 지역의 '숨은 복지망' 역할을 해온 것이다.

장 할머니 역시 그를 "아들 같은 사람"이라 부른다. 매일 찾아오는 집배원은 단순한 배달원이 아니라, 유일한 정서적 연결고리였다.

한편, 한우송 집배원은 지난해 지역사회공헌 유공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년 넘게 이어온 집배 업무 속에서 독거노인 연탄 지원과 생필품 나눔, 주거환경 개선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공로다. 노인복지학을 전공해 사회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배달길에서 만나는 어르신들과 더 깊이 소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왔다.

한 집배원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외로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는 집배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동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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