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8.3℃
  • 맑음강릉 20.7℃
  • 맑음서울 19.0℃
  • 맑음충주 21.8℃
  • 맑음서산 18.7℃
  • 맑음청주 22.3℃
  • 맑음대전 22.9℃
  • 맑음추풍령 20.7℃
  • 맑음대구 24.0℃
  • 맑음울산 19.2℃
  • 맑음광주 21.5℃
  • 맑음부산 18.6℃
  • 맑음고창 18.0℃
  • 맑음홍성(예) 19.8℃
  • 맑음제주 18.8℃
  • 맑음고산 17.2℃
  • 맑음강화 16.4℃
  • 맑음제천 20.7℃
  • 맑음보은 21.7℃
  • 맑음천안 19.8℃
  • 맑음보령 16.9℃
  • 맑음부여 20.4℃
  • 맑음금산 21.7℃
  • 맑음강진군 19.8℃
  • 맑음경주시 20.3℃
  • 맑음거제 18.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익현

건축사

산수유 노란 꽃망울 터뜨리더니 이에 질세라 청매(靑梅)도 서둘러 피면서 봄이 왔다. 집 가까이 즐길만한 매화가 없어 올해도 대전 '동춘당(同春堂)' 매화나무 옆에서 봄을 맞았다. 동춘당은 송시열과 더불어 노론을 이끈 송준길의 호이면서 당호(堂號)다. '동춘(同春)'은 문자 그대로 '만물과 봄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매화가 빛을 잃어갈 무렵 벚꽃이 눈부시게 피어났고 돌담 너머엔 개나리, 산에는 진달래가 점점이 분홍 물감을 뿌렸다. 꽃이 절정이니 덩달아 봄도 절정이다. 꽃에는 벚꽃처럼 절정을 금세 알 수 있는 꽃도 있고, 동백, 배롱 꽃처럼 오랜 기간 피고 지기를 반복하여 언제가 절정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꽃도 있다.

꽃은 올해도 내년에도 여전히 피어 절정을 이루겠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당나라 유정지는 그의 시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이렇게 읊었다.

해마다 피는 꽃은 서로 비슷하건만

해마다 사람 얼굴은 같지 않다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꽃의 절정을 보며 문득 사람의 삶에서 '절정'을 생각한다.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는 배드민턴 선수의 전성기가 30대 아래인데 농구는 30살부터 전성기라는 말을 듣고 부러워했다고 한다. 사람도 각자 전성기(절정)는 다르다. 절정을 뜻하는 '클라이맥스(climax)'는 그리스어로 '사다리', '계단'을 뜻한다. 사다리가 그렇듯 한 칸, 한 칸 오르다 보면 절정(정점)에 이르게 된다. 누구나 인생의 절정은 있다. 다만 모르고 지나치거나 너무 오래 붙들고 싶어 하는 것뿐이다. 절정의 시간은 찰나라서 빠르게 지나간다.

우리의 지혜라면 인생의 절정을 한 번이 아니라 수시로, 아니 매일 매일을 인생의 절정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지금, 여기'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가르친 경구,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라는 'Carpe Diem'. 올지도,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다.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경험'에 갇히는 오류, 자신이 만들어 놓은 감옥에서 나오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6남매가 북적거렸던 시골집, 그 후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부모님과 6남매, 6남매의 배우자와 자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던 명절날. 그때가 어쩌면 내 인생의 절정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부모님과 형님 두 분이 세상을 떠나신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그때'가 절정이었다.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절정이고, 오늘이 바로 내 인생의 절정이다. 그래서 인생의 절정은 하나가 아니라 매일 매일의 일상 속 어느 지점이 아닐지 ...

나이가 들었는데도 자기 인생을 증명하려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상을 타려 하고, 직책을 맡으려 한다. 받은 상만큼, 맡은 직책만큼 마음은 더 소란스럽고 삶을 더 무겁게 할 텐데. 그것보다는 '나 정말 수고했다'는 자기 위안이, '잘 살았다'는 기억이 노년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지나온 여정(旅程)이 나를 설레게 한다.

절정에서, 꽃은 떨어져도 열매를 맺는다. 사람도 절정에서 내려오는 길이 마냥 쓸쓸하지만 않는 것이 살면서 얻은 지혜가 그저 그런 인생을 살지 않도록 나를 이끈다. 마음이 심란하면 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지금 내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