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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07 13:40:56
  • 최종수정2026.04.07 13:40:56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김정은이 지난 3일 평양 화성지구 4단계 구역의 편의시설을 돌아보면서 운영준비를 점검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화성애완동물상점이었다. 딸 김주애와 함께 개,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과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었다. 조선중앙통신 등의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이 최근에 수도와 지방에서 애완동물들을 키우고 있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애완동물들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리용품들을 판매하고 전문적인 봉사를 제공하는 상점을 둘러보면서 경영관리와 수의봉사 등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향후 각종 애완동물 관리도구와 사료, 수의약품생산 증가를 위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보면 일회용 지도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당장에 북한 애완동물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번 매체들의 전언으로는 적어도 북한에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환경은 어느 정도 조성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애완동물상점이 등장하려면 경제·사회적 환경도 어느 정도 조성되어야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애완동물이 등장하는 초창기는 경제적으로 중상류층 형성, 사회적으로는 핵가족화 등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사회적으로도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가족이나 개인이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대상을 찾을 때 애완동물의 필요성이 나타난다.

화성애완동물상점 외에도 미산자동차기술봉사소, 화성악기상점 등 주민들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도 포함되어 있다. 자동차기술봉사소 관련 김정은의 발언을 보면 각종 차량의 판매, 정비, 기술 봉사를 넘어 차량의 외관이나 실내를 멋지게 꾸미는 행위인 드레스 업(Dress-up)도 가능해 보인다. 악기점은 피아노, 전자건반악기, 기타, 바이올린 등 서양 악기부터 민족 악기까지 폭넓게 갖추고 있다.

주민들이 이런 문화생활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누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과거에 비해 진일보된 느낌이 든다. 특히 화성지구는 북한의 상징적인 신도시다. 8차 당 대회에서 살림집 건설 5만 호 건설을 발표하고 조성하기 시작한 송신·송화, 화성, 시포, 금천 중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화성지구는 5단계를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4단계까지 살림집 4만 호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고 동시에 현재 5단계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화성지구의 5단계의 건설이 마무리되면 이곳은 단순한 살림집이라는 주거 공간을 넘어 체제 결속, 경제적 위상 강화, 그리고 새로운 도시 모델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역으로 등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 생활문화 수준의 향상을 내세워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대외적으로도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면 화성지구의 이러한 발전과 문화적 혜택을 모든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북한은 아직 식량 자급자족 상태에도 이르지도 못했고 집단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완동물 기르기나 자동차 치장과 같은 홍보가 지방 주민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김정은은 2024년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 이유를 밝히면서 중앙과 지방의 경제·문화적 격차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지 않았는가·

김정은 시대 도시건설을 상징하는 화성지구가 북한 주민들이 환호하면서 우리도 언젠가는 저런 곳에서 살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을 갖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주민들은 화성지구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로 여길지 모른다, 주민들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건설 자원을 지방발전정책에 더 쏟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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