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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05 15:51:32
  • 최종수정2026.04.05 15:51:32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인구 소멸, 지방 공동화 현상은 국가의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필자가 전국의 유적지를 다녀 보면 농촌의 피폐상황을 뼈저리게 목도한다.

잘 지어진 사찰, 과거 부자가 살았을 법한 고가, 그리고 수백년 역사를 지닌 정겨운 시골이 황폐한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인과 신도들이 떠난 사찰들은 대부분 큰돈을 들여 지은 법당들인데 독경소리마저 끊겼다.

명가가 살았을 법한 고가들도 정통목수들이 지은 훌륭한 집들이다. 이런 중요 가옥유산이 왜 속절없이 방치 되고 있는 것일까.

경기도 모 지역엔 집주인이 사망이후 자녀들이 집을 매각하려고 공인중개사에 내놓았는데 사는 사람들이 없다. 가재도구들이 전쟁이 치러진 이후처럼 뒹구는 처참한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그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무슨 일을 했는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지방 선거를 얼마 앞두고 여,야당에서는 공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지방자치단체를 이끌고 앞으로 4년간 지방을 경영할 인물들이다.

서울 정가에서 권력에 매몰돼 대우만을 받던 인물들이 과연 화급한 지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전략공천을 노리는 이들이 과연 시급한 지역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 여야는 이런 인물들은 배제하고 지역에서 살면서 가장 절박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숨은 인재들을 공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해 본다.

최근 충격적인 보도가 눈길을 끈다. 국악의 본고장 영동군이 공고한 '2026년 인구감소지역 대응 시행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40년 영동군 인구는 약 3만5천~3만6천 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영동은 조선 초기 세종 때 아악을 정리한 악성 박연선생의 고향이다. 심천에는 국악당이 있고 박연선생의 유적이 남아있다. 작년에 세계국악엑스포가 영동에서 열려 국악의 본고장이 널리 소개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영동에 국악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오래 전에 이 지역 대학 책임자에게 국악과 신설을 제안했지만 답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국악의 본고장에 국악과가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나.

지금 우리나라는 한류열풍과 최근 영화 '왕사남'의 흥행에 힘입어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올 우리나라 외국관광객수는 2천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월군 단종이 억울하게 죽은 청령포는 이미 국내외 관광객 행렬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런 관심을 영동으로 이끌려는 전략은 없나.

양강의 아름다운 산수를 자랑하는 영동은 포도산지로 유명. 프랑스 와인의 맛을 능가하는 와이너리가 많아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번 국악엑스포 광장에서도 영동 와인들이 외국인들에게 널리 소개 되었다.

요즈음 '콤팩트시티(Compact City·압축 도시)'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특정 도시의 중심부에 교통, 거주, 상업, 행정 등 각종 기능을 집약시켜 개발하는 정책이다. 현재 일본 도야마 외에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뉴욕주 버펄로 등이 성공적으로 '콤팩트시티'를 구현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힌다.

작가 김진명은 신간 '풍수전쟁'을 통해 '인구절벽'이란 화두로 화제를 이끌고 있다. 그는 인구절벽의 심각성을 들면서 '국가 생존의 문제인 만큼 더 이상 도외시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산수가 빼어난 영동, 국악의 성지 영동의 부활을 간곡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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