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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05 15:49:57
  • 최종수정2026.04.05 15:49:57

김귀숙

단재교육연수원 기획지원부장

이사 후, 첫 관리비가 나왔을 때 입주민 카페에는 난방비를 비교하느라 한바탕 난리였다. 이전 아파트보다 싸다, 비싸다 의견이 분분했다. 내가 눈여겨본 것은 온도 2~3도 차이에 난방비가 차이가 크다는 사실이었다. 설정온도 24도 17만원, 22도 14만원, 21도 8만원 등 다양했고, 우리 집은 11만원 정도였다.

냉난방비 절약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작년 가을이었다. 친구가 말하길 여름 내내 에어컨을 종일 틀었는데 전기료가 조금 나왔다. 요즘 에어컨은 외출 때 전원을 끄지 않고 일정 온도로 두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난방은 어떨까· 남편과 난방비 절약 영상을 찾아봤다. 난방 또한 외출 시 끄거나 외출모드로 바꾸지 말고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에너지 절약 면에서 낫다고 했다.

작년 12월, 추위가 시작되고 남편이 설정한 난방 온도를 보니 거실 19도, 안방 20도였다.

"여보, 거실 온도가 19도라니 이건 너무 낮잖아요·"라고 했더니

"지금 추워·"라고 되물었다. 춥지는 않았다. 겨울 잠옷 바지에 살짝 기모 있는 티셔츠, 딸아이가 보내준 털실내화를 신고 있었다. 나는 공기가 답답한 것이 싫어서 사무실에서도 히터를 빨리 끄는 사람이라 오히려 공기는 쾌적했다. 다만 소파에서 TV를 볼 때는 가벼운 무릎담요 하나를 덮고 있어야 했다. 겨울에 19도라는 숫자는 아주 낮다 싶지만 체감 온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해가 바뀌어 1월, 도시가스비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480원, 작년 1월 난방비의 5분의 1로 줄었다. "와! 이게 이렇게 차이가 나· 우리 아파트에서 제일 조금 나왔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니 남편은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아래, 윗집 다 입주했고, 전 아파트와는 달리 좌우에 이웃집이 다 있으니 에너지 손실이 훨씬 적다고 했다. 게다가 자기가 햇볕 관리를 잘한 것도 한몫했단다. 낮에는 커튼을 걷어서 태양열을 받고, 밤엔 두꺼운 커튼을 쳐서 열 손실을 막는단다. 잘 때는 전기매트를 켜니까 온도를 많이 올릴 필요가 없다는 말도 보탰다.

아무리 그래도 12월부터 2월까지 4개월 치 가스비가 8만 원도 안 된다고 하면 누구라도 깜짝 놀랄 일이지! 후배는 아무래도 언니네 계량기가 고장이 난 것 같다지만 의심할 필요도 없다. 신축 아파트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세탁기를 돌린 날은 전기와 수도 사용량이 증가하고 손님방 온도를 높이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면 어느새 가스 사용량이 확 올라가니 말이다.

에너지 절약이 살짝 과했나· 생각하다가 긴박하게 들려오는 중동의 전쟁뉴스에 고개를 저었다. 차량 5부제 대책을 세우자마자 차량 2부제 뉴스가 나왔다. 온 나라가 심각한 상황이라 차량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에너지를 절약해야 할 때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무실 난방기를 끄고 무릎담요를 덮었다. 햇빛을 막느라 가려놓은 블라인드를 위로 올리고 불도 껐다. 지금은 과한 에너지 절약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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