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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가격 급등, 충북시외버스 "존폐 기로"

2차 최고가격제 시행 후 가격 일제히 상승
주요 수익 노선 인천공항 노선도 승객 줄어
미션·엔진오일도 올라… 수급도 불안정
"지역 이동 생활기반시설 몰락 우려"
충북버스운송사업조합, 긴급 재정 지원 요청

  • 웹출고시간2026.03.29 15:33:21
  • 최종수정2026.03.29 15:35:22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류비가 급등해 충북 시외버스업계의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시외버스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미·이란 중동 사태 속에 급격히 오른 국제 유가로 인해 충북시외버스업계가 존폐 기로에 서있다.

연료비 폭등과 승객 급감이 동시에 덮치면서 일부 업체는 비수익 노선 운행 중단을 검토하는 단계까지 내몰렸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라면 회사 존속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Opinet)에서 충북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876.58원으로 전일보다 7.19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은 ℓ당 1천869.81원으로 7원 오르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유류가격은 3월 11일 최고 가격을 기록한 후 정부 개입을 통해 완만한 하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시점인 27일부터 급격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운송원가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노선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경유 가격도 리터당 2천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 도입까지 반영되는 시차로 인해 고유가 기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충북시외버스 업계 관계자인 김명목 대성고속 과장은 "연료비는 점점 늘어나고 승객들은 감소하고 있어 이중고가 된 상황"이라며 "승객이 그대로 유지된다 해도 어려운데, 승객은 감소하고 유가는 치솟고 있다"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실제로 업체 전체 노선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 이상 줄었고, 올해 1월과 비교해도 평균 8~9% 감소했다.

통상 전체 수익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천공항 노선도 예외가 아니다. 1월 대비 17~18%, 전년 동기 대비 8~9%가 빠지면서 전체 수입이 20~25%까지 줄어든 것으로 업체는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 압박이 연료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엔진오일·미션오일 등 구동계 오일류 가격도 현재 단가 기준 1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부품 역시 생산 공장의 원가 상승으로 10~15%가량 인상되는 추세다.

김 과장은 "오일류 교환을 게을리하면 수백, 수천만 원짜리 엔진이나 미션이 망가질 수 있어 매달 수백만 원을 들여 교체해 왔다"며 "가격 인상은 둘째 치고, 생산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수익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업체는 그동안 인천공항 노선 등 흑자 노선의 수익으로 학생·노약자 이동을 위한 비수익 적자 노선을 상계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핵심 수익 노선마저 승객이 급감하면서 이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김 과장은 "기존에는 적자가 있더라도 시민들이 이동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감수하고 운행해 왔다"면서 "지금은 비수익 노선에 대한 운행 중단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역 업계는 현 상황을 코로나 팬데믹과 비교하며 사태 심각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당시 전체 차량의 25~30%만 운행된 점을 고려할 때, 지금은 그에 준하거나 오히려 더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내부에서는 "이대로는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김 과장은 "단순한 수입 감소, 지출 증가 문제가 아니다. 지역 간 이동을 책임지는 생활 기반시설의 몰락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비단 우리 업체뿐만 아니라 육상 운송 업계 전반의 연쇄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최근 충북도지사에게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공식 건의서를 제출했다.

조합은 건의서에서 전쟁 이전 ℓ당 1천600원대였던 경유가가 전쟁 이후 1천9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충북 시외버스 5개사의 월 추가 부담액이 최대 2억3천만 원에 달하고, 경유가가 2천 원을 넘을 경우 월 3억4천만 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조합은 유가 폭등에 따른 긴급유류 특별지원금 편성과 중동 정세 안정 시까지의 한시적 긴급 재정 지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조합 측은 "시외버스가 멈추면 학생들의 통학길이 끊기고, 어르신들의 병원 발길이 묶이는 것"이라며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정의 강력한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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