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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29 14:56:03
  • 최종수정2026.03.29 14:56:03

마선옥

꿈제작소 대표.장애인식개선교육전문가

사람을 안다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 우리는 매일 사람을 만나고, 말을 나누고, 웃고,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정작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함께 살아도, 서로를 다 안다고 말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해도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다르고, 같은 행동을 해도 그 배경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려 한다. 표정, 말투, 직업, 성과. 하지만 그것은 한 사람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마치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난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크다.

누군가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따뜻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늘 웃고 있지만 깊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시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떤 상처를 품고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조금씩 헤아리는 과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는 빠르게 판단하고, 쉽게 결론을 내린다. 몇 번의 만남, 몇 마디 대화로 그 사람을 규정해 버린다.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그 한 문장은 편리하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그 안에는 오해와 편견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이해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그 사람이 오늘도 같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관계에 따라, 시간에 따라 사람은 달라진다. 그래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정지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흐름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특히 관계 속에서는 더 그렇다.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기보다, 나의 기준으로 해석하려 할 때가 많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저 사람은 다를까." 이 질문이 시작되는 순간, 이해는 멀어지고 비교가 시작된다. 그리고 비교는 결국 거리감을 만든다. 사람을 아는 길은 비교가 아니라, 인정에서 시작된다.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이해의 문이 열린다.

나는 강의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각기 다른 환경, 다른 직업,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을 만나며 깨닫는 것은 하나다. 누구도 단순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행동에도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특히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하면서 더 깊이 느낀다. 사람은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마음이다. 우리는 종종 '다르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삶의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 다름을 이해하는 순간, 사람에 대한 시선은 달라진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틀리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다시 다가가려는 마음이 있다면 관계는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정확함이 아니라 진심이다.

결국 사람을 아는 일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가진 기준, 내가 가진 편견, 내가 가진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어렵지만, 동시에 우리를 성장하게 만드는 가장 깊은 배움이다.

우리는 완벽하게 누군가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이해하려 노력할 수는 있다. 조금 더 기다려 줄 수는 있다. 그리고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어쩌면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사람을 다 아는 것보다,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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