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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23 19:36:01
  • 최종수정2026.03.23 17:22:19
[충북일보] 대청호에 배가 떴다. 1983년 이후 굳게 닫혔던 뱃길이 4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옥천군은 23일 안내면 장계 선착장에서 40t급 친환경 도선 '정지용호' 출항식을 가졌다.

정지용호는 2024년 12월 지방소멸대응기금 33억 원을 들여 발주했다. 지역 출신 향수 시인 정지용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 운항 속도는 8노트(시속 15㎞), 승선 인원은 최대 40명이다.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2시 장계 선착장을 출발한다. 동락정까지 1시간 30분 동안 8곳의 선착장을 오가게 된다. 뱃삯은 편도 기준 어른 8천 원, 7∼12세 5천 원이다. 정지용호 운항으로 대청호 주변 지역 주민들의 숙원 하나는 해결됐다. 1980년 이후 청주문의문화재단지에서 옥천 장계관광지까지의 47㎞ 구간에는 유선(遊船)과 도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했다. 관광객과 주민들을 실어 나르며 제법 멋스러운 교통수단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3년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건립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먼저 보안 문제가 불거졌다. 상수원 수질 문제도 거론됐다. 여러 이유로 제한이 엄격해졌다. 급기야 1990년 7월 환경부가 대청호를 상수원 수질 보전 특별대책 지역으로 지정했다. 대청호의 불행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불행 뒤엔 행운도 오는 법이다.

정지용호 운항은 대청호에서 40여 년 만이다. 산과 물이 막은 마을과 마을을 뱃길로 이어준다. 주목적은 교통 불편 해소다. 물론 환경단체는 막개발과 식수원 오염을 우려한다. 대청호는 식수원이다. 절대 오염되면 안 된다. 계류장 주변 카페 조성 등 막개발 염려가 가장 크다. 이용객 증가에 따른 쓰레기 발생·수질 오염 우려도 있다. 철저한 관리와 이용객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오염 방지 대책은 이미 마련돼 있다. 그래도 철저하게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양수겸장이 가능하다. 지역주민 활성화 대책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주변 환경이 오염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모든 공든 탑이 무너진다. 뱃길에 대한 걱정거리부터 없애야 한다. 지금 대청호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단순하지 않다. 여느 호수의 도선 재운항 의미와는 사뭇 다르다. 생태 지도와 호수의 정체성을 다시 쓰는 일이다. 대청호 탈바꿈의 생생한 현장이다. 이제 대청호 뱃길이 열렸다. 다시 멈추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심장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청주권에 닿는 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충북도 등의 노력 부족이 부른 결과다. 물론 옥천지역 도선 운항 재개만으로도 되찾은 역사다. 앞으로 새롭게 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야 한다. 대청호 유역은 아주 넓다. 수많은 생명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른 품은 그대로 역사고 관문이다. 그 안에 깃든 삶과 문화가 엄청나다. 강은 언제나 산에서 시작되고 낮은 곳으로 흐른다. 대청호 뱃길 복원 의미는 문화유산의 귀환과 맞먹는다.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대청호는 매력적인 수변 관광지다. 문화관광의 중심이 될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 인근 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수변은 압권이다. 교통인프라가 잘 구축돼 접근성도 좋다. 무엇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청주권까지 뱃길도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대청호가 충북에서 미래발전을 위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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