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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22 19:04:21
  • 최종수정2026.03.22 15:20:50
[충북일보] 미국과 이란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를 추가로 제거했다. 이어 사우스파르스 가스전까지 폭격했다. 레드라인을 넘어 에너지 전쟁으로 전선을 바꾼 셈이다. 이란은 카타르의 라스라판 가스 시설을 타격했다. 미국은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을 위한 지상군 개입을 예고했다. 에너지 공급망 자체가 전장의 표적이 됐다.

한국은 석유와 가스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전은 이제 단순한 경제 위기가 아닌 생존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엄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오일쇼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은 광범위하고 신속해야 한다. 국내 정유사 시설은 중동산 원유인 중질유 중심이다. 중동에서 분쟁이 터질 때마다 수입선 다변화가 거론됐다. 하지만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유사의 설비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중동 원유·가스 생산 과정과 연계된 다른 품목들의 수급 상황도 문제가 터지기 전에 점검해야 한다.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고유가와 고환율은 고물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3고'는 취약계층에 가장 큰 고통을 준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더 단속하고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취약계층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치밀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유소 기름값만 문제가 아니다. 화장품·패션, 건설·반도체·의료기기, 라면·과자 등 포장지, 매트리스·침대, 자동차 시트까지 거의 전 산업에서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원유를 추출해 만드는 나프타 등의 공급 부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동전 원유 수급 위기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정부의 대응은 원유 공급망 확보와 석유 최고 가격제 등 가격 누르기에 집중됐다. 최근엔 비축유 방출과 함께 35년 만의 '차량 5부제'가 검토되고는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중동발 경제 위기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에너지 수요 억제 정책을 검토해야 할 때다. 에너지를 아끼는 사람에게 실익을 주는 절약 보상제 도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독일·오스트리아는 파격적인 저가 정액권으로 자가용 차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했다. 영국은 피크시간 대 절전 가구에 현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자발적 참여를 이끌었다. 일본은 절전 실적을 쇼핑 포인트로 환급한다. 한국도 도입할 때가 됐다. 대중교통의 K-패스 환급률을 일반인 기준 현재 20%에서 50% 이상으로 파격 상향해도 된다. 기후동행카드 같은 정기권 가격을 반값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 물론 한시적 운용을 전제로 한 의견이다. 에너지 소비 절약이 '돈을 버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불편 감수 차원이 아니라 애국도 하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인식을 말함이다. 한국도 이제 에너지 과소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때가 됐다.

중동전은 예단하기 어려운 경제 전시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가격 안정을 위해 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석유·가스 구입에 막대한 외화를 지출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국민 부담이고 국민 겪어야 하는 고통이다. 대중교통 이용, 걷기, 절전 등 에너지 다이어트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외부 충격을 완화할 정부의 뒷받침 정책이 있어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위기엔 위험만 있는 게 아니다. 기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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