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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16 13:53:48
  • 최종수정2026.03.16 13:53:48

강대식

법학박사·(사)유네스코한국위원회 충북협회 회장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진했던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소위 '사법 개편 3법'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여 정부로 이송되자 이재명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로 통해 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대해 야당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없애주기 위한 악법이라며 장외 투쟁을 전개하면서 필리버스터(filibuster)까지 동원하여 맞섰지만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아내기에는 불가항력이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이번에 통과시킨 사법 개편 3법이 국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법안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듯하다.

먼저 재판소원 도입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안을 찬성하고 있지만 대법원은 우리 헌법에 비추어 볼 때 이 법안은 위헌 소지가 높다고 보고 있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누구나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신청할 수 있고,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재판 자체를 중단된 상태에서 헌재의 판단을 받도록 이미 제도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은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하면 법원은 다시 헌재의 결정 절차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의 4심제이며,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것과 같다. 국민은 3심제인 현행 제도에서도 3번의 재판을 거쳐야 하는 사법 판단을 힘들어 한다. 가진 사람이야 변호사를 선임하여 다투면서 시간을 벌 수도 있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경제적 약자는 감히 넘볼 수조차 없는 제도이다. 더군다나 헌재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도 없다.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25조 3항이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현재 헌법재판소에 사건이 접수되면 결정이 날 때까지 2년 정도 소요되고 현재 계류중인 사건도 약 1,300건이 넘는다고 한다. 결국 현재도 헌법재판관 9명이 사건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사건이 쌓여가고 있는데 찬성한 것이다. 이기주의 아닌가. 헌재에 대법원을 거쳐 접수되는 헌법소원 사건이 추가되면 일반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 사건 등은 정치인들의 사건에 밀려 더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법관 증원이다. 현행 14명을 26명으로 늘리겠다는 구성이다. 많은 대법관을 증원하여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는 사건을 빠르게 처리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국가 통치체제의 균형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바대로 법원조직법이 개정되었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12명의 대법관과 퇴임하는 대법관 후임자를 모두 임명할 수 있다. 자신의 재판에 변호인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을 요직에 앉혀 보은 인사라는 야당의 우려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립적인 법관으로 대법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국 2026년 대한민국은 입법 · 사법 · 행정이 모두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과 같다. 이보다 더 무서운 국가의 1인 독주체제는 해방 이후 우리 역사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과 정권이 결합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현실에서 견제가 사라진 정권이 향후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지를 생각하면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 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마지막으로 법왜곡죄 신설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했다. 인간이 판단하는 것에는 완벽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에 헌법도 법관이 양심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한 사람의 판단이 오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3심제라는 보완 장치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법왜곡죄를 만들어 판결을 했던 판사를 고소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면 자기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이유로 법관들이 수도 없이 고소를 당할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판사들이 제대로 재판을 진행할지 의문이다. 오히려 판단을 미루고 사건을 후임자에게 미루는 사태가 수시로 발생할 것이다. 이는 헌법 제27조 3항 '신속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이다.

3월인데 봄바람이 따뜻하지 않다. 정치적으로 후퇴하는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가면 속에 숨겨진 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성숙된 국민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민주주의의 폐악 중 하나가 51%의 찬성이 49%의 반대를 죽이는 것이다. 지금 우리 현실이 그렇지 않은지 뒤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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