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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4.08 17:15:25
  • 최종수정2026.04.08 17:15:25

민헤만

괴산군 문화관광과 관광축제팀 주무관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지방도시들은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그 가운데 괴산에서는 조금 다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구 약 3만 8천 명의 작은 농촌 도시, 괴산.

이 곳의 2025년 3분기 생활인구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숫자만 보면 놀라운 기록이다.

그러나 그 숫자 속에는 단순한 관광객 증가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괴산이라는 공간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잠시 머물러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으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작은 도시의 풍경 속에서 사람의 온기가 다시 모여드는 변화. 조용하지만 분명한 그 움직임이 지금 괴산에서 시작되고 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에 더해 일정 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 인구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괴산의 경우 2025년 3분기 누적 생활인구가 105만 명을 넘었고, 월평균 35만 명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등록 인구의 8배가 넘는 규모다.

방문객 세 명 중 한 명이 다시 찾는 재방문율 31.7%, 평균 체류일 2.7일, 평균 숙박일 3.2일이라는 지표는 괴산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기보다 머물러 즐기는 곳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괴산한 붉은 설렘'이라 부를 만한 축제의 힘이 있다.

괴산의 축제는 화려한 규모 경쟁보다는 빨간색 테마를 활용한 정교한 컬러 마케팅으로 계절의 흐름을 따라 사람들을 초대하는 방식이다.

봄에는 빨간맛 페스티벌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여름에는 붉게 익은 괴산 고추를 주제로 한 고추축제가 이어진다.

2025괴산고추축제에는 3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으며 약 196억 원의 경제효과를 남겼다.

그리고 겨울의 초입에 김장축제가 열린다.

김장 담그는 손길 속에서 지역의 농산물과 정이 함께 어우러지며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괴산을 찾는다.

이 축제들은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과 관광, 지역 상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하나의 장이 된다.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고, 지역 농산물을 사고, 골목 식당과 시장을 찾으며 괴산에서의 시간을 채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험은 다시 괴산을 찾게 하는 기억으로 남는다.

괴산의 또 다른 온기는 스포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지난 동계 전지훈련에는 축구와 씨름, 탁구 등 41개 팀, 1천100여 명의 선수단이 괴산을 찾았다.

선수들은 짧게는 4일, 길게는 15일까지 머물며 훈련을 이어간다.

그 시간 동안 지역의 숙소와 식당, 카페와 상점들이 자연스럽게 활기를 되찾는다.

이 흐름은 봄과 여름에도 계속된다.

전국오픈탁구대회, 야구리그대회, 게이트볼대회, 군민 걷기대회 등 연중 50여 개의 스포츠 행사가 예정돼 있다.

경기장을 찾은 선수와 가족, 관계자들은 괴산에서 머물고, 먹고, 쉬며 또 다른 생활인구가 된다.

괴산이 만들어 낸 변화의 핵심은 '연결'이다.

축제와 관광, 스포츠, 그리고 농업을 각각 분리하지 않고 '생활인구'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냈다.

계절마다 이어지는 축제의 붉은 풍경, 운동장의 뜨거운 열기, 그리고 지역 농산물이 만들어 내는 따뜻한 풍경이 서로 이어지며 괴산이라는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이제 괴산은 단순히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머물며 여운을 남기는 곳이 되고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과 웃음, 그리고 계절의 색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괴산한 붉은 설렘'. 그 설렘이 지금도 새로운 사람들을 괴산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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