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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가 발굴한 독도 기록,'태정관 지령'의 진실①

  • 웹출고시간2026.03.15 15:04:01
  • 최종수정2026.03.15 15:04:01

노상학

지적박물관 학예연구사

일본 시마네현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달 2월 22일에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는 이 장면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뉴스 화면을 통해 반복되는 갈등 앞에서 독도는 늘 뜨거운 감정의 언어로 먼저 다가오곤 했다. 하지만 독도 문제의 이면에는 감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냉엄한 기록의 세계가 존재한다.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먼지 쌓인 문서고 속에서 묵묵히 자기를 증언하는 역사의 목소리다. 그 기록을 세상에 드러낸 이는 역설적이게도 일본의 학자 호리 카즈오(堀和生)였다.

1987년, 당시 젊은 역사학자였던 호리 박사는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한일 관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문서를 발굴했다. 바로 1877년의 '태정관 지령(太政官指令)'이다. 메이지 정부 최고 행정기관이었던 태정관이 내무성에 하달한 이 문서에는 단호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울릉도(당시 죽도) 외 일도(당시 송도, 즉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음을 명심할 것."이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공식 절차를 거쳐 내린 최종적인 행정 판단이었다.

이 문서가 지닌 폭발력은 그 치밀한 성립 과정에 있다. 당시 내무성은 시마네현으로부터 울릉도와 독도를 지적(地籍)에 올릴지 질의를 받자, 약 5개월간 에도 막부 시대의 외교 기록과 고지도를 정밀 조사했다. 17세기 말 '울릉도 쟁계(爭界)'를 통해 두 섬이 조선 영토로 정리되었음을 확인한 내무성은 이를 태정관에 보고했고, 최고 결정권자인 태정대신은 최종 승인했다. 즉, 태정관 지령은 일본 근대 국가가 스스로 영토 경계를 획정한 '공적 선언'이었다.

지령에는 2006년에야 알려진 '기죽도약도(磯竹島略圖)'라는 부속 지도도 첨부되어 있었다. 지도 속에서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영토를 상징하는 채색에서 제외된 채 명확히 별개의 영역으로 그려져 있다. 19세기 후반 일본 정부가 이 섬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시각적 증거다. 호리 카즈오 박사가 찾아낸 이 한 장의 종이는 독도 문제가 감정이 아닌 기록과 실증의 영역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토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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