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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지방소멸 우려와 대책 - 보은군

보은 인구 3만 붕괴 '초읽기'…지방소멸 경계선에 선 도시
평균연령 57세·고령인구 43%…"아이보다 노인이 많은 도시"
인구정책 예산 16억7천만 원 확대…전입·청년정착·출산 정책 총동원

  • 웹출고시간2026.03.15 14:49:01
  • 최종수정2026.03.15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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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보은군과 재경보은군민회 관계자들이 보은군청 앞에서 ‘인구회복을 위한 고향사랑 운동 실천 협약식’을 열고 인구 감소 대응과 고향사랑 확산을 위한 공동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충북일보] 보은읍 시내 중심가. 오후 3시가 조금 넘었지만 상점 앞 발걸음은 많지 않다. 가게 입구에 '임대'가 붙어 있거나 셔터가 내려진 점포도 눈에 들어온다. 버스정류장에는 병원이나 장터를 오가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유모차를 밀고 걷는 젊은 부부의 모습은 쉽게 찾기 어렵다.

이 풍경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보은군 인구는 2026년 2월 기준 약 3만600명 수준까지 감소하며 '인구 3만 붕괴'라는 상징적 경계선에 다가섰다. 2015년 3만4천296명이던 인구는 10여 년 만에 약 3천700명 줄었다.

인구 감소 속도는 최근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 2020년 3만2천412명에서 2022년 3만1천455명, 2023년 3만1천10명, 2025년 3만529명으로 내려온 뒤 감소 흐름이 이어지며 지방소멸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3만 명 붕괴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떠올랐다.

◇평균연령 57세…빠르게 늙어가는 도시

보은의 변화는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라 인구 구조 자체의 변화다. 보은군 평균연령은 2016년 50.9세에서 2025년 57.2세까지 상승했다. 불과 10년 사이 평균연령이 6세 이상 높아진 셈이다.

읍·면 지역의 차이도 뚜렷하다. 보은읍 평균연령은 51.7세지만 면 지역은 대부분 60세 안팎이다. 탄부면 65.1세, 마로면 63.3세, 회남면 63.5세, 회인면 63.2세 등으로 나타나 농촌 면 지역을 중심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수치는 보은이 이미 '초고령 사회'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연령 구조는 더 극단적이다. 2026년 2월 기준 보은군 인구 3만여 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만3천여 명으로 약 43%에 이른다.

반면 아동 인구(0~17세)는 약 2천300명 수준이다. 노인이 아이보다 5배 이상 많은 구조다.

청년층 역시 많지 않다. 청년(19~34세) 인구는 약 2천800명 수준으로 고령층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보은군 인구 구조는 이미 젊은 세대보다 고령층이 훨씬 많은 '역피라미드형 구조'로 바뀌었다. 아이보다 노인이 많은 도시. 이것이 지금 보은의 인구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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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회인면에서 추진된 ‘라이더타운 회인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열린 졸업식에서 참가 청년들과 지역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청년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 "인구 3만 사수"…인구정책 예산 확대

보은군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인구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보은군이 편성한 인구정책 관련 예산은 약 16억7천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 10억9천200만 원보다 약 5억8천500만 원 증가한 규모다. 군이 사실상 '3만 인구 사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은군 인구 정책은 크게 전입 유도, 청년 정착, 결혼·출산 장려라는 세 축으로 구성된다.

타 지역에서 전입하는 주민에게 전입 장려금을 지급하고, 전입을 유도한 개인이나 기관에도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청년 정책도 강화했다. 청년 취업·창업자를 대상으로 주거비 지원과 점포 임차료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결혼 장려금과 신혼부부 주거자금 대출이자 지원, 출산 축하 정책 등 생애주기형 지원 정책도 병행한다.

이와 동시에 보은군은 주민등록 인구뿐 아니라 생활인구 확대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정이품 보은군민' 제도다. 디지털 군민증을 발급받은 명예 군민에게 관광지 이용료 할인과 음식점·카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군은 이를 통해 보은을 자주 찾는 '팬덤형 생활인구'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목표는 정이품 군민 5만 명 확보다.

◇ 정주 여건 개선에 주력…그러나 "단기 정책만으로는 한계"

보은군은 정주 환경 개선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최재형 보은군수는 2026년 군정 화두로 '창신도약(創新跳躍)'을 제시하며 정주 기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은 △ 청년농촌 보금자리 조성 △ 농업경영 융·복합지원센터 운영 △ 제3일반산업단지 조성 △ 비룡호수 레이크 힐링타운 조성 △ 귀농·귀촌형 주거모델 구축 등이다.

최 군수는 "인구는 숫자가 아니라 삶의 결과"라며 "머물고 싶은 도시형 농촌을 만들어 인구 감소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구 감소 흐름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보은군은 2023년부터 인구증가시책 추진단을 구성하고 '내 고장 주소 갖기 운동'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출생보다 사망이 훨씬 많은 자연 감소 구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입 장려금이나 현금성 지원만으로는 인구 감소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역 산업 기반과 일자리, 정주 환경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인구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인구 3만 명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행정 조직 유지와 공공서비스 운영, 지역 경제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노선에 가까운 숫자다.

인구가 더 줄어들면 지방교부세 감소와 학교 통폐합, 의료·교통 서비스 축소가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인구 감소는 또 다른 인구 감소를 부르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지금 보은군은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지방소멸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감소의 흐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지. 그 갈림길에서 보은군의 인구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보은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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